article search result of '비염' : 1

  1. 2010.05.17 아파도 동네병원은 가지마라? 69

아파도 동네병원은 가지마라?

아파도 동네병원은 가지마라?


미리 말씀드리지만 이 글은 제목과 같이 동네병원을 비하하려는 의도의 글이 아니니 끝까지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저희집 식구들이 어머니 빼고는 다 비염이 있습니다.


아버지, 누나, 저 이렇게 가족 중에 세명은 비염때문에 휴지를 달고 살았죠.

어렸을 때부터 이비인후과를 얼마나 들락거렸는지 모릅니다.

동네에서 유명하다는 이비인후과를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2년 가까이 꾸준히 다녔고, 의사선생님께서는 매번 괜찮아지고 있다는 말씀 뿐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한방에? 해결하고픈 마음에 수술을 하고싶었지만 의사선생님께서 수술보다는 치료가 낫다는 말씀을 하셔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병원을 다니면서 느는거라고는 엉덩이 주사자국 뿐이었습니다.

2년쯤 지나자 돈과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치료를 포기했습니다.

사실 치료효과가 없었던건 아니었고, 어느정도의 치료효과가 있었지만 그 이후로 진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가고 제가 군입대를 얼마 안남기고 비염이 심해졌습니다.

원래 코를 안고는데 자면서 코를 심하게 골기도 하고, 코도 심하게 막히고, 콧물도 많이 났습니다.

군대가면 코골이때문에 피곤해지겠다는 생각에 수술을 결심하고 근처에서 가장 큰 병원인 아산병원을 찾았습니다.

수술날짜를 잡고 바로 수술을 하려했지만 수술이 밀려있어서 입대일자 전에는 수술이 불가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아산병원에서 천호동에 있는 'ㅋ'이비인후과를 소개시켜 주시더군요.

아산병원에서 일하시던 선생님들이 계시는 병원인데 유명한 곳이라고요.

소개해준 이비인후과에 가보니 아주 작은 동네병원이 아니라 의료진이 모두 아산병원에 재직했던 경험이 있던 의료진으로 구성된 프랜차이즈 병원이었습니다.

의사선생님도 몇 분 계셨고 병원 벽에는 온갖 잡지에 나온 병원 의사들의 사진과 컬럼들이 가득할 정도였으니 절로 믿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소개시켜준 병원에 가서 알레르기성 비염과 비중격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후 두 달 정도가 지나고 군입대를 했고, 확실히 나아지긴 했지만 완치는 되지않았습니다.

워낙 호흡기질환들이 완치라는게 힘들다라는 얘기를 들었기에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습니다.

예전보다 확실히 많이 나아졌기 때문에 스스로 만족을 하고 있었습니다.



군입대 후 이등병 때 부모님께서 수술한건 어떻느냐고 하시길래 걱정하실까봐 괜찮아졌노라고 아무 이상없이 잘 지내노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괜찮아졌다는 제 말을 들으시고는 아버지께서도 제가 수술한 병원에서 상담을 받고, 수술을 받으셨답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수술을 하시고 나서 머리가 자주 아프시다는 겁니다.

군대에 있을 때라 그냥 병원에 가서 여쭤보시라고 하며, 수술한지 얼마 안되셔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이 증상이 1년, 2년이 가도 괜찮아지질 않았습니다.

수술한 병원에 가도 의사의  뻔한 얘기 "지어드리는 약 드셔보시고 좀 더 두고보죠."

그렇게 시간이 가도 나아질 기미가 없었고, 아버지께서 너무 괴로워하셔서

"너무 괴로워서 그런데 재수술을 하면 안될까요?"

"아뇨. 재수술을 하신다고 달라지실게 없습니다. 수술은 잘 됐습니다. 약 드시면서 좀 더 두고보죠."

"큰 병원에 한번 가보고싶은데..."

"큰 병원 가신다고 달라지실게 없을거에요."



이렇게 똑같은 약을 아버지께서는 5년을 넘게 드셨습니다.

그 약모양을 보면 제가 다 토가 나올것 같을 정도니 말 다한거죠.

증상은 점점 악화되어서 머리에 열이 나고 열로 인해 탈모증상까지 오셨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깨질듯한 두통에 잠 못 이루신 적도 많으셨다는데 도통 내색을 안하셔서 저는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가만히 있다가도 정말 순식간에 물처럼 콧물이 주루룩 쏟아져나오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오히려 수술을 하시기 전보다 더 괴로워하시던 아버지께서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무조건 재수술을 하고자 마음먹고 아산병원을 찾았습니다.

아산병원 의사선생님도 처음엔 증상에 대한 얘기만 들으시고는 대단치않게 생각하셨습니다.

그런데 진료 도중에 아버지께서 물같은 콧물을 주루룩 쏟으시자 증상의 심각함을 아셨나 보더군요.

출처 : 구글검색 ( 위 사진은 본문 내용과는 관련이 없는 내시경 사진입니다.)


그리고 내시경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 전 병원에서의 수술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제가 의료상식이 부족하여 자세하게 설명은 못하겠지만 과도하게 콧속의 살을 잘라내서 그 안에 공기가 드나들 통로가 넓어져....(그 이후는 뭐 대충 들을 땐 알겠던데 지금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않아서 설명은 잘 못하겠네요)


한마디로 전 병원에서 했던 수술이 잘못됐던 거였습니다.

아산병원 의사선생님도 대놓고 수술이 잘못됐다라고 말은 못하시고 돌리고 돌려서 말씀을 하시더군요.

결국 재수술을 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재수술 후 지금은 다행히 괜찮아지셨지만 지금도 그 병원 의사를 생각하면 울화가 치민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 놈은 의사시키면 안돼. 환자들 말을 X똥으로 들어먹는 놈이 무슨 의사야."

수술비와 진료비, 약값까지 다하면 그동안 몇백만원은 썼을 겁니다.

하지만 몇백만원의 돈보다 5년 넘게 통증을 호소했지만 같은 약에 같은 말만 되풀이한 의사가 더 괘씸합니다.

그런데 의료사고가 정말 그지같습니다.

사실 환자 입장에서 의료사고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겠습니까.

결국은 전문적인 의료지식을 가지고 있는 다른 의사가 증명을 해줘야 하는데 결국 그 또한 의사기 때문에 동종업계에서 종사하는데 누가 대놓고 증명을 해주겠습니까.



예전에 TV에서 별거 아닌 일로 종합병원을 찾는 환자들 때문에 정작 제대로 진료받아야할 중환자들의 진료가 늦어진다는 뉴스를 아버지와 함께 본적이 있습니다.

그 뉴스를 보고는 생각했습니다.

'크게 아픈거 아니면 좀 동네병원에 다니지. 동네병원도 좀 먹고 살자.'

아버지께서도 같은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런데 이제 그 사건 이후로는 오히려 아버지께서 말씀하십니다.

어디 아픈데 있으면 꼭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아버지 수술을 잘못한 의사는 단순히 수술을 잘못한 실수보다도 환자에게 의사에 대한 신뢰를 잃게한 잘못이 더 큽니다.

환자의 호소를 가벼이 여기고 자신의 권위만을 앞세우다 생긴 이런 사례 하나하나 때문에 의사 전체에 대한 불신이 생기니까요.

이 병원을 추천해준 아산병원 역시 정말 순수하게 실력있는 병원을 추천해준 것이었는지, 아니면 자병원 출신 의사들이 운영하는 특정병원을 밀어주는 것이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고 오해를 하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몇 자 미리 적어봅니다.

이 글은 보상따위를 바라고 작성된 것이 아닙니다.

이미 지난 일이고, 이제는 아버지께서 건강해지신 이상 그냥 다행이라는 생각뿐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환자입장에서는 일방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운 마음에 쓰는 글입니다.

동네병원, 큰병원의 문제가 아니란 것 잘 알고 있습니다.

달려라꼴찌님 말씀대로 정말 의사의 자질 문제죠.

그런데 저희 아버지같이 나이드신 분들은 그 기준을 혼동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 제목은 아버지의 말씀이 생각나서 그대로 지어본 것입니다.



이 글을 널리 알리고 싶으시다면 아래 손가락 버튼을 꼭!! 꾹!! 눌러주시길 부탁드립니다__)
미자라지
☆황당경험☆ 2010. 5. 17. 15:35
,
Powerd by Tistory, designed by criuce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