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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04 공대실험실에서 하는 일 없이 알바비를 받다. 84

공대실험실에서 하는 일 없이 알바비를 받다.

공대실험실에서 하는 일 없이 알바비를 받다.


공감하지 못하시는 대학생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학교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동시에 병행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스스로 등록금을 벌어서 학교를 다니시는 분들을 정말 존경합니다.
저는 학교를 다니면서 그렇게 하지를 못했거든요.
다행히 운이 좋게도 3학년때부터 학교에서 실험실 생활을 하면서 조금이나마 용돈을 벌어서 썼습니다.


제가 3학년 때 저희 학과에 교수님께서 새로 오셨습니다.

나이도 젊으신데다 외국생활을 오래 하셔서인지 교수님 특유의 권위적인 생각보다는 학생들과 함께 하는걸 좋아하시는 개방적인 분이셨죠.
우연하게도 수업시간 외에도 밖에서 몇 번 마주치면서 얼굴을 익혔고, 많이 친해졌습니다.
뒤에서는 교수님이 아닌 xx형~이라고 개념없이 부를 정도로요..ㅋ
그러다 교수님께서 처음으로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서 연구원을 등록해야할 일이 생기셨는데 나름 친분이 있던 저와 제 후배에게 부탁을 하셨습니다. 실험실에서 그냥 아르바이트를 해볼 생각이 없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저야 워낙 전공에는 재능도 없고, 관심도 없는 놈이라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몸을 담고, 후배녀석은 대학원 진학에 관심이 있었기에 일단 실험실 생활을 경험해보라는 권유였습니다.


실험실 홈페이지에 있는 제 사진입니다. 웃는 모습이 참 매력있죠?^^ㅋ



저는 사실 전공에 관해 별로 아는 것도 없고, 대학원 진학도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민폐가 될거라는 생각에 솔직히 제가 들어가면 민폐만 될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꼭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실험실 생활을 하면서 실험장비를 다루는 법이라도 익혀놓으면 나중에 취업할 때 많은 도움이 될거라는 교수님의 말씀에 혹해서 그냥 알바를 한다는 생각으로 실험실에 들어갔습니다. 교수님도 급하게 사람을 구해야 하시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셨겠죠..ㅋ
사실 들어가서도 별로 하는게 없었습니다.
그냥 가끔 교수님께서 어떤 재료를 주문해라라고 말씀하시면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재료를 주문하고...
가끔 잔심부름을 하고, 그냥 공강시간에 실험실에서 수다를 떠는게 전부였죠.
처음에는 그냥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스스로 아르바이트비를 받는만큼 하는 일이 없다는 생각에 죄송한 마음만이 들더군요.
일주일에 한번 랩미팅을 할 때에도 그냥 자리만 채우고 있었을 뿐이지 제대로 듣지도 않고, 관심조차 두지 않았죠.
그렇게 1년을 보내고 작년 9월까지 한달에 몇 십만원씩 알바비를 받았습니다.
(이거 사실 말하지 말랬거든요..다른 교수님들 실험실 대학원생들은 못받는 사람들도 있기때문에..ㅋ)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알바비만큼 일을 못했다는 생각이 든 얼마 안되는 아르바이트였던 것 같습니다.
재작년 9월부터 작년 9월까지 실험실 생활을 하면서 교수님께 정말 죄송한 마음이 들었고, 통장으로 입금되는 돈을 보면 정말 민망한 마음뿐이었습니다.
그 민망한 마음에 그 돈은 제 돈이 아니라 생각하고 나름 후배들에게 다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제 용돈으로 더 많이 썼지만요...ㅋ


저같이 전공에 재능도 없고, 관심도 없는 분들에겐 큰 도움이 되지않겠지만 전공에 관심이 있고,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고 있는 공대생들이라면 학부생활을 하면서 실험실에 들어가는 것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됩니다.
교수님만 잘 만나면 용돈도 벌어쓸 수 있는데다 타 대학원은 대학원 진학시에 대학원비를 직접 내야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공대는 대학원 진학할 때 대학원비를 학교와 교수님께서 나눠서 전액 지원해주기 때문이죠.
물론 깊이있는 전공지식을 공부할 수 있는 것은 보너스죠..ㅋ


아...근데 저에게는 다시 생각해도 정말 민망한 아르바이트습니다.
하지만 실험실에 들어가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계기도 되었고, 휴대폰요금이라도 벌어썼으니...
그래도 어느 정도는 성공이라고 해야하나요...ㅋ
교수님...정말 죄송합니다...그리고 감사합니다...^^ㅋ
성공해서 나중에 꼭 원수 갚겠습니다...^^ㅋ



                       공감하셨다면 추천을 꾸욱~아니시라면 댓글을 쫘악~^^

미자라지
☆아르바이트경험☆ 2009. 8. 4.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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