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생신선물로 명품가방 사라고 현찰드렸더니...

어머니 생신선물로 명품가방 사라고 현찰드렸더니...


얼마전에 친구놈 어머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님께서 돌아가시고 친구놈이 어머님 옷가지들을 정리하려고 보는데 장농 속을 보고 많이 울었답니다. 요즘 젊은 여성들도 명품 가방 한두개 쯤은 가지고 있는데 어머니는 명품가방은 물론이고 백화점에서 산 옷가지를 찾을 수가 없었다는 겁니다.
저는 뭐 명품을 좋아하는 여자분들을 좋아하지도 그렇다고 싫어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자기 능력을 넘어서면서까지 명품을 고집하는 분들을 보면 정말 꼴불견이라는 생각입니다. 반면에 자기 능력만 된다면 명품이고 외제차고 얼마든지 사고 쓰고 하는 것은 자기선택이죠.
그런데 그 얘길 듣고는 저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남들처럼 명품으로 사치를 부리지는 못하더라도 어머니께 명품가방 하나 쯤은 꼭 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여자들은 백화점에 가면 점원들이 가장 먼저 보는게 가방이나 옷가지의 상표라는 말들을 많이 하십니다. 고객이 입고, 들고있는 옷가지나 액세서리의 상표를 보고는 그 고객을 먼저 판단해버린다는 얘기죠.
명품으로 치장한 손님의 경우 경제적 여유가 있는 손님으로 보여 상품구경이 구매로까지 이어질 확률이 높을거라는 생각에서 말이죠.
사실 백화점에서 일하는 친구 얘길 들어봐도 알게모르게 그런 것들이 있답니다.



마침 11월 11일이 어머님 생신이었고, 누나와 돈을 보태 명품가방을 하나 선물해드리기로 했습니다.
누나도 자기도 명품가방 한두개 정도는 가지고 있는데 어머니는 싸구려 가방을 매고 다니시는게 신경이 쓰였나 봅니다.
사실 명품가방의 정확한 기준은 모르겠지만 우리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명품들은 모두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것들이죠.


저는 지금 백수지만 제 앞가림은 제가 하고 있는 편입니다. 근데 백수 주제에 적금을 조금 무리하게 들어버렸더니 여유돈이 별로 없더군요. 덕분에 '공부 시작하고는 아르바이트는 하지말자!'는 다짐을 뒤로한채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누나와 돈을 합쳐 어머니께 많지는 않지만 평범한? 명품가방 하나 살 정도의 현찰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며칠 전에 TV를 보시면서 오랜만에 초코케잌을 드시고 싶다고 하시길래 친구네 학원을 봐주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파리바게트에 들러 제일 큰 초코케잌 하나를 사고 누나네 가족들과 함께 횟집에 가서 저녁식사를 했죠. 매형이 꽃다발이랑 선물까지 준비하고...ㅋ
어머니께서 그날 집에 돌아오셔서 그러시더군요. 자기 생애 이렇게 기분 좋은 생일은 처음이셨던 것 같다고...


어머니 지갑을 보니 누나가 쓴 카드가 보이네요.
쓸라면 좀 길게 쓰지...ㅋ
그런데 며칠후 어머니는 가방을 사러 백화점에 들르신다더디 평소 필요하시던 코트를 한벌 장만하시고는 그냥 돌아오셨습니다. 물론 백화점표라 가격이 싼 편은 아니었지만 누나와 제가 드린 돈에는 많이 못 미치는 가격의 코트를요.
왜 가방을 안 샀냐고 여쭤보니 코트가 하나 필요했는데 차라리 비싼 명품가방을 사느니 필요한 코트를 사는게 더 낫겠다싶어서 코트를 사셨답니다.
한꺼번에 많이 사는것 보다는 다음에 또 필요한게 생기면 너희들이 준 돈으로 사겠다는 말씀을 하시며 나머지 돈은 통장에 넣어놨다고 하시더군요. 저나 누나나 둘 다 조금 무리를 해서 어머니께 명품가방 하나 선물해드리려고 했던건데 저희 마음대로 되지가 않으니 답답해서 어머니께 농담반 진담반으로 한마디 드렸습니다.

"그냥 좀 자식들이 사라고 할 때 좀 사지. 진짜 말을 안들어. 우리가 엄마말 안 듣는건 엄마 닮아서 그런거니까 우리한테 뭐라고 하지마."

어머니는 듣고 그냥 웃으시더군요.
쓸데없는 생각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머니가 명품가방을 선물해드리면 좋아하실거라는 저희의 생각이...
어머니께서는 자식들이 여유가 있어서 해준 선물이 아니기 때문에 부담이 되셨나 봅니다.
그런데 아직 미련을 못버렸습니다. 얼른 제가 여유있는 상황이 되서 어머니께서 아들만 믿고 명품가방 한두개 쯤은 팍팍 지를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참 웃기죠?
명품에 너무 집착하는 사람들을 보면 한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내 가족, 내 친구는 그 한심한 모습으로 만들고 싶어지니 말입니다.

다른글 보기 : 맥도날드 라지사이즈, 감자튀김 얼마나 차이날까?

지금 당장 부모님께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보시는건 어떨런지요?^^
미자라지
☆이벤트당첨/후기☆ 2009. 11. 30.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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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SAGESSE 2009.11.30 20:29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미자라지님이시죠!!!
    더 힘내시어 따스한 결 나세용~~~

  3. 똥그리 2009.11.30 20:36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아름다운....마음이 훈훈해지는 글이네요....
    오랫만에 마음이 정화되는거 같습니다^^

  4. BlogIcon 와후 2009.11.30 20:56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져브러요..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오늘 엄니한테 전화드려야겠어요 ^^

  5. BlogIcon jonggyu 2009.11.30 21:47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외국에 나와있다는 핑계로 전화도 몇달에 한번 하고 있네요...
    이 글 읽으니 좀 찡해집니다..

  6. 수선화 2009.11.30 21:51  수정/삭제  댓글쓰기

    효자셔요. 눈물이 핑도네요. 제가 죽으면 제아들도 울겠지요. 가방이 몇개있지만 저는 만원 짜리와 그 미만이라서요.
    김치냉장고도 없이 살다 지난주에 225,000 70 L 아들이 사 줬어요. 작은것하나 있었으면 하다가도 어려운 학생 등록금 한번주면 못사고 이번에도 어려운곳에 열료비 주느라 못 샀는데 아들이 사줘서 감사했지요.
    옷은 노점이나 남대문 시장에서 구입한것 뿐이라서 내가 죽더라도 아깝지않게 버릴수있으리라 생각해요.
    사는 동안 깨끗이 입고 살면 되죠. 값싼것이 부담없고 좋지요 세탁기에 세탁도 편하게하고요. 좋은글 감사해요.
    모친님 잘 섬기시고 행복하시기 바람니다. 감사 합니다.

  7. 수선화 2009.11.30 22:03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들이 생활비로 쓰라고 카드줘서 이것 저것 쓰다보니 꾀 많이 썼나봐요 60 다되도록
    카드를 처음 써서 어떻게 쓰는지도 몰랐는데,,,, 현찰이 안나가니 돈썼다는 느낌이 둔해 지더군요.
    엊그제 애가 하는말 16만원이 결재 됐다네요. 깜짝 놀랐어요. 그렇게 쓴것 같지 않은데 이상하다.
    김치냉장고 사느라 많이 썼는데 어쩌나 병원 다니느라 쓰고 쌀. 고기 등 많이 썻다는 생각에 미안하고 아까왔지요.
    차. 살려고 절약하는데 철없는 어미가 마구썼다는 생각에 요즘엔 카드 안쓰고 비상금으로 줄여쓰지요.

    • BlogIcon 미자라지 2009.12.02 07:53 신고  수정/삭제

      60이 다 되셨는데 이렇게 인터넷을 즐기실 정도로 멋쟁이시군요...
      아드님이 분명 많이 쓰셨다고 서운해하시지 않으실거에요...
      허튼데 쓰시는 어머니가 아니라는걸 알고 있을테니까요..^^

  8. BlogIcon 워크투리멤버 2009.11.30 22:13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지십니다! 저도 명품까지는 아니더라도 쓸만한 가방 하나 사드려야겠습니다.^^

    • BlogIcon 미자라지 2009.12.02 07:53 신고  수정/삭제

      명품이 중요한게 아닌데...
      그냥 사람마음이 자꾸 그렇더라구요...
      사실 마음이 중요한건데 정말...

  9. 지나가다 2009.11.30 22:14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글이 말하는 바 보다 어머님 잃은 친구분은 이글 안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부터 드네요. 그분이 보면 가슴 미어질 것 같거든요.

  10. BlogIcon 건강정보 2009.11.30 22:27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자라지님의 마음에 감동의 쓰나미가...........

  11. 2009.11.30 23:00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가족분들입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12. 뚱그리 2009.11.30 23:32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그랬습니다. 저도 명품가방없지만, 다른 어머니들 다 있는 명품가방 우리 엄마만 없다고 생각하면, 너무 서럽대요....저희 어머니도 글쓴이의 어머님과 비슷하신 분이라 현금드리면, 바로 통장에 넣어버리실 게 뻔해서 아예 하나 사서 드렸습니다. 세렌느사드렸는데 몇달지난 지금 생각해보니, 좀 더 좋은 거 해드릴 걸 하는 후회가 남네요.

    • BlogIcon 미자라지 2009.12.02 07:55 신고  수정/삭제

      그마음 이해합니다...
      다음에 더 좋은거 해드리면 되죠 머..^^
      그래도 어머니 정말 기쁘셨을듯..^^

  13. BlogIcon 악랄가츠 2009.12.01 03:35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 어머니도 항상 구경만 하시고 ㅜㅜㅜㅜ
    정작 구입을 안하세요!
    그리고는 집에 가는 길에 맛있는 거 먹자면서,
    제가 좋아하는 것을 먹으러가네요...
    하아.. 어머니는 다 똑같으신가봐요!
    사랑합니다 ㅜㅜ

  14. anne 2009.12.01 06:52  수정/삭제  댓글쓰기

    꼭 하나 해 드리세요. 그러면 늘 들고 다니시며 뿌듯해 하신답니다. ^^

  15. BlogIcon HEPI 2009.12.01 10:12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자라지님은 백수라면서...
    정말 대단하신거 같아요. 혹시 영화에서 보던 홍반장 아니에요.^^

    • BlogIcon 미자라지 2009.12.02 07:56 신고  수정/삭제

      ㅋㅋㅋ백수가 원래 더 바쁜법이에요...
      바쁘게 사는중입니다...고달픈거 다 잊어버리려고..ㅋ

  16. BlogIcon 비투지기 2009.12.01 15:59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 역시 어머니는 ㅎㅎㅎ 결국 가방은 못 사셨군요 훌륭하세요.

  17. BlogIcon GDG_ 2009.12.01 18:31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코 끝이 찡해지네요..
    저도 다음번엔 어머니께 명품은 아니더라도 선물을 해드려야겠습니다.^^

  18. BlogIcon gemlove 2009.12.01 18:48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모님은 진짜 자식들이 준 돈으로 대범하게 쓰지 못하시더라구요..아무래도 자식들이 힘들게 번돈으로 쓰시긴 싫으신가봐요.. 한편으로 마음이 아프구요.. 그래서 저는 걍 예전에 명품백 직접 사서 드렸어요 ㅋ

    • BlogIcon 미자라지 2009.12.02 07:59 신고  수정/삭제

      기왕 사는거 정말 마음에 드는걸로 사셨음 했지요..;;
      좀 비싸기도 했던지라...ㅋ
      담에는 사다드려야겠어요^^

  19. BlogIcon Design_N 2009.12.01 22:23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왕~~~ 효자입니다 역시ㅠㅠ
    저도 본 받아야 겠어요~~~

  20. ㅎㅎ 2009.12.02 17:40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산도 귀티나고 예쁜거 천지입니다. 명품명품 정말 머리에 진절머리 나는군요. 명품타령 그만 하세요. 그거 명품 아닙니다. 인간의 허영심을 노린 명품 업자들 배나 채워주는 요물입니다.

  21. 메로메로 2009.12.06 04:47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작년에 남친이 생일에 명품가방 사준대서 좋다고 백화점 갔는데
    사실 그전까진 명품가방이 얼마나 하는지도 잘 몰랐어요...
    명품매장엔 들어가본적도 없고, 백화점 자체도 잘 안왔으니까요.

    맘에 드는 가방이 경차 한대가격인것에 놀래서 그냥 부츠하나 사달라고 했어요.
    부츠 맞추고 나서 백화점 나오려는데 내가 맘에 들어하던 그 가방을 맨 여자와 마주쳤죠.
    내가 안산다고 한거였지만 순간적으로 기분이 좀 이상하더라구요.
    부츠도 내정신으로 살 가격은 아니었지만, 첨부터 부츠 사기로 하고 간거랑
    가방이 너무 비싸서 부츠산거랑은 다르더라구요.

    잡설이 좀 길어졌지만, 그냥 제가 보기엔 글쓴님 어머니도 백화점까지 가서
    가방매장에 안들어가보시진 않았을터인데 너무 비싸서 코트로 사신건 아닐까 해서요.
    어머니가 맘에 드는 가방 사시길 원하셨다면 담에는 꼭~ 같이 매장 가서 골라드리세요.

    그리고 내년에 사드린다고 하셨는데 누구나 효도는 하고 싶어하지만 2년연속 목돈을 부모님께 드리는게 쉬운일은 아니지요.
    그 마음 변치 않길 바라고, 어머니가 명품백을 잘 들고 다니신다는 포스팅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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