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search result of '운전면허문제집' : 2

  1. 2009.08.19 운전면허필기시험 세 번이나 떨어진 이유(1) 74

운전면허필기시험 세 번이나 떨어진 이유(1)

운전면허필기시험 세 번이나 떨어진 이유(1)


처음으로 운전면허를 따고자 마음먹은건 남들과 똑같은 고3 수능이 끝나고 나서였습니다.
당시 수능이 끝나고 학교에서 특별히 수업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학교는 꼭 가야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선생님께서는 시간을 허비하는 것을 싫어하셔서 그 시간에 책을 보거나 자기개발을 하는 것을 무척 좋게 생각하셨습니다.
수능이 끝나고 학교를 가니 친구들도 다 할 일이 없으니 운전면허를 따는 놈들이 많더군요.
대놓고 운전면허문제집을 학교에 가지고 와서 공부하는 놈들, 운전면허시험을 보러간다고 조퇴한다는 놈들을 보며 다짐했습니다.

'나도 운전면허시험을 핑계로 학교를 제끼자.'

그러고는 바로 작업에 들어가기 위해 운전면허시험을 신청했습니다. 물론 일부러 학교에 있을 시간을 골랐습니다..ㅋ
그러고는 며칠 후 당당하게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보러가기 위해 위풍당당 조퇴를 하고는 같은반 친구놈과 함께 교문을 나섰습니다. 물론 담임선생님께서는 조퇴를 시켜주시기는 했지만 합격을 못하면 아예 학교에 돌아오지도 말라는 엄포를 놓으셨죠.
전 당시에 너무도 자신만만했기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운전면허시험장으로 향했습니다.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데 같이 시험을 치러 온 친구놈이 저를 다급히 부르더군요.
(원래는 책상 위에 신분증을 올려놓으란 말을 해주는데 그날은 그냥 안쪽부터 조용히 검사를 하더군요.)


"나 신분증 안 가져왔어."

"ㅄ..."


"제발 오늘은 그냥 가고 다음에 같이 보자."


"꺼져, 멍청한놈아. 기본이 안된 새기...시험을 치러오는데 신분증을 안가져오냐?"



다급했던지 친구놈은 다소 무리한 약속까지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제발...제발 부탁이야. 나 혼자 챙피해서 그래. 내가 다음에 같이 오면 니 응시료도 대신 내줄게."

"응시료 따윈 필요없어. 내 인생에 있어서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두번 치르는 것은 내 자존심이 용납치 않아."



그렇게 친구놈은 쓸쓸히 뒷문을 통해 퇴장했고, 그 모습을 보며 저는 유유히 지갑에서 신분증을 꺼냈습니다...
라고 하면 좋겠지만 꺼내려 하는데 제 신분증도 보이질 않더군요..ㅋ


'제길...이대로 나가게되면 난 친구와의 우정보다는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택한 의리없는 놈으로 몰리게 돼. 게다가 친구놈의 응시료 혜택도 받지못하고 그냥 내 피같은 돈으로 재시험을 치뤄야해. 기필코 그런 최악의 상황만은 피해야돼.'


이리저리 잔머리를 굴리다가 문득 제 머릿속에 한줄기 빛이 비추는 것을 느꼈습니다. 가방 속에 들어있던 의료보험증이 떠올랐던 거죠. 그리고는 감독관에게 여쭤봤습니다.

"의료보험증은 안될까요?"

저의 물음에 감독관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단호하게 말하더군요.

"뒷문은 저쪽입니다."

더욱 더 다급해진 저는 최후의 카드를 꺼냈습니다.

"수능 응시원서는 안될까요?"
(후후...요건 몰랐을거다. 여기엔 사진까지 있으니 너희들도 결코 쉽게 안된다는 말을 할 수는 없을걸?)

"조심히 가십시오."


'제길...국민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대한민국의 공무원들이 고작 이정도밖에 안된다는 말인가...'


어쩔 수 없이 포기를 하고 뒷문으로 나오니 친구놈이 넋이 빠진듯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있더군요.
자초지종을 얘기하니 울상을 짓고있던 친구놈의 표정이 돌아가신 조상님이 살아오신 듯한 표정으로 순식간에 바뀌었습니다. 친구놈의 표정을 보고는 친구놈에게 진심을 담은 따끔한 충고를 해줬습니다.


"이웃의 아픔을 자신의 기쁨으로 아는 니가 그러고도 진정한 기독교 신자라고 말할 수 있느냐."

"유다같은 자식...배신자의 말 따윈 듣고싶지 않다."


덕분에 기다리고 있던 친구놈에게 의리없고 멍청한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혀버리고 말았죠. 게다가 다음날 학교에 가서는 같이 갔던 친구놈과 함께 덤 앤 더머 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화끈하게 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저의 첫번째 운전면허 필기시험은 막을 내렸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질듯 해서 처음으로 글을 나눠서 써볼까 합니다. 2편도 많이 기대해주세요..^^ㅋ


              재미있으셨다면 아래 손가락 버튼을 꾸욱~아니시라면 댓글을 쫘악~^^
미자라지
☆황당경험☆ 2009. 8. 19. 12:51
,
Powerd by Tistory, designed by criuce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