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한 보루가 없는 구멍가게

담배 한 보루가 없는 구멍가게


저희집 바로 앞에는 조그마한 구멍가게가 있습니다.
대여섯평 남짓의 조그마한 구멍가게에서 나이드신 할머니 혼자서 장사를 하고계시는데 요즘에는 워낙 대형마트며, 슈퍼, 편의점들이 많아서인지 도무지 손님들이 물건을 사고있는 모습을 본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구멍가게를 이용하려고 하는데 저도 학생이다보니 물건을 많이 살때는 가격차이가 심해서 그렇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전 애연가입니다.
그래서 담배만큼은 다른곳이 아닌 집앞 구멍가게에서 사려고 합니다.
편의점이나 슈퍼에 가도 담배는 가격이 같을 뿐더러 구멍가게가 저희 집에서 가깝기도 하니 담배를 사오면 웬지모르게 담배를 피는 저의 흡연행위가 조금이나마 정당화된다는 생각이 든다고나 할까요.

"xx플러스 한갑이요."

하고 말하고 나면 담배를 꺼내시기 전에 언제나 제 얼굴을 먼저 뻔히 쳐다보십니다. 그러고는 한마디...

"몇 살이야?"
"스물여덟이요."
"신분증 줘봐. 학생 아니지?"
"당연히 아니죠...ㅋ"


어찌된게 갈때마다 할머니께서는 저에게 신분증을 요구하십니다.
처음에는 그냥 기억을 못하시나...하고 가볍게 생각을 했는데 1년이 넘게 일주일에 세네번씩 담배를 사러가는데도 도무지 얼굴을 기억을 못하십니다. 나이가 드셔서 기억력이 안 좋으신 모양입니다. 요즘도 담배를 사러 가게에 들르면 똑같이 신분증을 달라고 하십니다.
이제는 그럴때면 할머니께 한말씀 드립니다.

"할머니, 매일 오는 스물여덟이요. 스물여덟."
"아~알았어~^^나이가 들어서 기억을 잘 못해서 그래."


이렇게 한말씀 드리고나면 그때서야 저를 기억하시는 모양입니다. 언젠가 한번은 밖에 외출했다가 담배가 떨어지면 그냥 근처에서 사서 필 수밖에 없는데 그게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겁니다. 할머니 구멍가게에서 팔아드리면 저의 흡연행위도 조금은 정당화될 수 있을텐데...하는 생각에 한보루씩 사다놓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할머니 xx플러스 한보루요."
"몇 살이야?"
"스물여덟 학생이요, 스물여덟. 매일 오는 학생..."
"아~~미안해~~나이가 들어서 잘 못알아봐..."



그러고는 담배를 주섬주섬 찾으시는데 담배 진열대에는 담배가 종류별로 두세 갑 밖에는 없는겁니다.
할머니가 앉아계신 뒤쪽에 있는 서랍을 막 뒤지시는데 그곳에도 다른종류의 담배만이, 그것도 몇 보루 밖에는 보이지 않더군요.
한참을 찾으시다가는 "담배가 없는데 어쩌지?" 하시길래 그냥 저도 모르게 죄송한 마음이 들어 던x 담배를 한보루 사가지고 돌아왔던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귀찮더라도 한두갑씩만 딱 사오곤 하죠. 사실 많이 사와봐야 담배만 더 많이 피지 좋을게 없거든요.

< 비오는 날 찍었더니 뿌옇게 나와버린 입구 모습 >

문이 대각선으로 나있는거라 그나마 겉으로 보기에는 넓어보이네요..안으로 들어가면 더 좁아진다는...
요즘에는 주변에서 구멍가게를 찾아보기가 정말 힘든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는 정말 흔히 볼 수있는 곳이었는데 이제는 아무리 둘러봐도 대여섯평 남짓의 정말 조그마한 구멍가게는 여기말고는 본적이 없습니다. 싸고 좋은 물건도 좋긴한데 어릴적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장소가 하나씩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씁쓸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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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라지
☆황당경험☆ 2009. 7. 14.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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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이름이동기 2009.07.14 16:04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는 구멍가게를 찾아보기 힘든거 같아요 ~ 편의점과 대형 할인마트에 밀려서 ...
    구멍가게는 왠지 정겨운데 ... 아쉬워요 ~

  3. BlogIcon 솔이아빠 2009.07.14 16:35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고 보니 이런구멍가게 보기가 하늘에 별따기보다 어렵네요. ^^; 잘 보고 갑니다.

  4. BlogIcon 호박무침 2009.07.14 17:47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에는 대형 슈퍼들이 많이 생겨서 저런 구멍가게 찾기가 힘드네요.
    드르륵 문 열고 들어가면 반겨주는 할머니 대신 알바생들...
    깨끗해서 좋긴한데, 정감은 없죠.
    사진 보니까 어릴 때 생각나요 ^^

  5.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7.14 18:23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자라지님이 꾀나 동안인가봅니다ㅋㅋ 자꾸 물어보시는걸 보면..
    저도 친했던 구멍가게 아줌마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다 마트로 가니깐 손님이 거의 없고 그래요..
    골목아주 구석진곳에 위치해있어서.. 제가 지나가는길에 자주 들리곤 했었는데.. 이사한다고하고 말하니깐 정말 마음아파하시던.... 기억이 나는군요!

  6.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7.14 20:02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대형마트 때문에 동네 구멍가게들 다 없어지는 추세죠.. 그나마 남아있던 것도 보면 죄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소일거리 삼아 하시는거구요.. 왠지 씁슬하네요..TT 구멍가게는 구멍가게만의 풍미가 있는데, 요즘 아이들은 이걸 모르겠네요..

    • BlogIcon 미자라지 2009.07.15 07:29 신고  수정/삭제

      요즘은 장난감도 대형마트 가서 사니..ㅋ
      구멍가게가 전설속에 남는 그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7. BlogIcon 털보작가 2009.07.14 20:51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형마트에 밀려서 구멍가게도 이제는 거의 없는듯~
    시골같은데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대부분 운영하고 있더군요.

  8. BlogIcon 탐진강 2009.07.14 21:12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멍가게와 할머니 이야기 정겹네요.
    저희 회사 앞에 가게 할머니도 매번 담배 이름을 모르더군요.

  9.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7.15 00:15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네 구멍가게들이 없어지면 불편한것은 그동네 주민이죠!!
    아파트야 상가가 있어 좀 낫지만 주택가는 갑갑하죠..편의점은 더 비싸고..
    근데 점점 흡연자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데 금연하시는 것은 어떨지...금연하면 아주 좋아요^^
    한동안 손이 심심하기는 하지만...ㅋㅋ

  10. BlogIcon 한량이 2009.07.15 00:30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멍가게 가본지가 언제 인지도 모르겠네요..

    이제는 아파트 안에도 커다란 슈퍼가 들어왔습니다.

  11. 홍콩달팽맘 2009.07.15 00:31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겨운 대화지만, 왠지 조금 서글프네요.
    사라져 가는 풍경 같아서요. ^_^;;;

  12. BlogIcon 라라윈 2009.07.15 02:31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담배를 미리 받아두시려면 비용 부담이 되셔서.. 아무래도 조금씩 받게 못 받으시나봐요.....
    자주 가는 스물 여덟을 깜빡하시는 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그려지면서..
    왠지 맘이 짠해집니다.....ㅜㅜ

  13. BlogIcon 고고 2009.07.15 12:20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 훈남 미자라지님~
    아자자자~ 반짝쿵~

  14. BlogIcon mami5 2009.07.16 22:58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 구멍가게로군요..
    나이드신 할머님의 어김없으신 그 단속이 참 안스럽네요..^^*

  15.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7.23 03:41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자라지님 동안이신가봐요...^^
    전 요즘 신분증 확인을 안하던걸요 -_ㅠ
    사진보고있으니 예전 국민학교 시절이 떠오르네요...

  16. BlogIcon 하얀곰> 2009.07.23 21:32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28에 신분증 확인을... 완전 동안이신가봐요; 전 그냥 할머니가 아니라 증조 할머니가 앉아있어도 신분증 달라는 말은 못 들을 거 같아요; 아무튼 요즘 대형마트놈들이 동네까지 싹 쓸어 먹겠다고 하는 거 보니까 아주 열이 받더라구요. 그래서 요즘은 코스트코만 가끔 이용하고 우리나라 대형마트는 얼씬도 안 합니다.

  17. kioki2002 2009.07.27 15:08  수정/삭제  댓글쓰기

    훈훈하네요. 어릴적에는 저런 구멍가게가 참 많았는데 요즘 보기 힘들어요. 거리도 얼마 차이 나지 않는데 이마트니 홈플러스니...대형 마트가 들어서고 그런 경쟁에서 소매점은 살아 남기 어렵죠...그래서인지 한번씩 저런 구멍가게를 보면 애틋한 감정이 드네요.

  18. BlogIcon 윤뽀 2009.08.26 15:08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룸단지에 살기 때문게 작은 가게들은 많이 봐요
    그치만 그 가게들 중 일부가 24시간 편의점에 밀려 문을 닫더라구요
    대형마트만이 문제가 아니었어요
    밤은 자꾸만 환해집니다 (제가 사는 2층 창문으로 맞은편 건물의 1층 편의점 간판이 위치하고 있어 아주 ㅋㅋㅋㅋㅋㅋ)

  19. BlogIcon 2009.08.27 11:41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멍가게에 대한 약간의 추억과 씁쓸함이생각나네요 ㅠㅋㅋ 근데 정말 담배는 몸에 안좋아요 끊으세요 ㅋㅋㅋㅋㅋ

  20. ㅋㅋㅋ 2012.01.18 09:53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어디사세요 ㅋ 할머니웃기신다

  21. BlogIcon dudns0608 2014.12.02 12:42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디 위치인지 확실히 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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