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으면 반장선거도 못 나간다?

돈 없으면 반장선거도 못 나간다?


임현철님의 아이가 학교 임원 안 되었으면 하는 이유라는 글을 보고 문득 떠오르는 내용이 있기에 한 자 적어봅니다.

<----읽기 전에 한 번 눌러주시겠어요?^^



초등학교 때...아니 제가 다닐 때만 해도 국민학교였죠.

안 그러신 선생님들도 계셨지만 보통 반장, 부반장을 뽑을 때는 상위권 성적을 가진 아이들을 다른 아이들의 추천으로 입후보를 받았습니다.

국민학교 6학년 때...

한 친구놈이 추천을 받았는데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선생님께 스스로 하고싶지 않다고 말씀드리니 칠판에서 그 아이의 이름을 지워주시더군요.

그 아이가 학급임원이 되는 것이 싫었던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돈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반장, 부반장을 하게 되면 그 부모님들이 반에서 필요한 물품을 사주는 전통?악습?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 뿐만아니라 반장, 부반장 부모님들은 학교에 돈 들어가는 일이 생기면 자연스레 선생님의 호출을 받는 것이 자연스러웠던 때였습니다.



그 친구가 중학교를 올라가서...

후에 들은 얘기지만 그 당시에 학교측에서 학급임원을 뽑을 때 반장, 부반장 후보는 무조건 성적순으로 하라는 방침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아이는 반장후보에 올랐고, 투표를 통해서 부반장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학기를 반장으로 지내면서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학교에서 겉으로는 아닌척 했지만 알게 모르게 임원들의 부모들에게 주는 부담이 있었던 것입니다.

에어컨이 필요하면 부모님을 살짝 불러서 넌즈시 얘기를 꺼냈고,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교실에는 에어컨이 놓였습니다.


그것 외에도 은근히 학교에 들어가는 돈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선생님들께 은근히 얻는 공짜 참고서들도 짭짤했지만 생각해보면 그건 모두 공짜가 아닌 부모님의 돈이나 마찬가지였죠.



한학기가 끝나고 2학기가 되어 다시 반장선거를 하게 됐습니다.

보통 1학기 때 반장을 했으면 2학기 때는 입후보를 못했습니다.

하지만 1학기 때 부반장을 하면 2학기 때 부반장은 못해도 반장은 할 수 있었습니다.

1학기 부반장이 2학기 때에는 반장이 되는게 자연스럽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입후보를 포기했습니다.

돈때문이었지요.




웃기게도 2학기 때 반장이 된 친구의 공약은

"내가 반장이 된다면 우리 반 친구들에게 피자와 콜라를 모두 돌리겠다."

였습니다.



어울리는 이미지를 찾다보니 이런 일이 생각보다 많은 모양입니다.

책으로까지 나온걸보니 말입니다.


공부 잘하는 부잣집 도련님이었지만 인기는 그닥 없는...그런 친구였습니다.

그런데 선거가 끝나고나니 그 친구가 반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지금이야 흔하지만 당시에는 거의 유일한 피자체인이었던 피자훗 피자를 반장이 된 친구의 부모님께서 직접 들고 교실로 찾아오셨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이야기는 모두 제가 실제로 겪었던 일입니다.

어른이 된 지금 뒤돌아보면 참으로 웃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깟 반장, 부반장이 뭐기에 애들답지 않게 돈을 댓가로 내걸고 그리도 목을 매며 갈망하는지 말입니다.

또 그걸 그대로 해주는 부모님은 무슨 생각을 하셨을지...

물론 약속을 해놨으니 안 지킨다면 아들 녀석이 친구들에게 한마디씩 들을터이니 부모님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보고있는 다른 아이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돈이 없으면 반장도 못하는 더러운 세상이구나...'하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학급 임원이 되면 돈이 많이 필요하다...라고 한다면...

차라리 후보를 뽑을 때 대놓고 부모님의 자산순위로 뽑는건 어떨까요?

반장, 부반장이라는 이름보다는 재벌2세 아들, 재벌3세 딸이라는 직함이 더 어울리겠지요.

아이들의 선거는 아이들의 선거로 남아야지 어른들이 개입해서 자기이익만을 우선시하는 어른들의 선거를 따라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10년이 되었으니 많이 변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설마 아직까지 이런 악습이 남아있는건 아니겠죠?

미자라지
☆황당경험☆ 2010. 3. 8.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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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03.08 12:43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에는 아예 작은넘 큰넘 아예나가지 말라고 당부했는데~~~우짤지~ㅎㅎㅎ

  3. BlogIcon 풀칠아비 2010.03.08 13:00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자반장' 책까지 나와있다니..
    이 사실이 현실을 많이 말해주고 있는 것 같네요.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4. BlogIcon 인생이란 즐거운 롤러코스터 2010.03.08 13:15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애들 이야기 들어보면...정말 별일 다있던데...
    신세대식 회장선거도 있고,
    하여튼 세대에 따라 다른듯 합니다.
    이제는 가치가..달라져버린 그런 시대인듯 합니다.

  5. BlogIcon 스마일맨 민석 2010.03.08 13:29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돈이 최고인세상...
    아... 이런 세상은 정말 사라져야... ㅠㅠ
    암튼 세태가 정말 암울해지네요...

  6. BlogIcon 핑구야 날자 2010.03.08 13:34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 엄마가 시간이 되지 않아 올 1학기는 임원선거에 나가지 않기로...
    당선되고 나면 엄마가 더 바쁘다니까요
    학교에서 뭘그리 도와달라는게 많은지...

  7. BlogIcon 바람처럼~ 2010.03.08 13:42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어렸을 때도 저런 일이 많았죠 ^^
    무언가 쏘겠습니다부터 고등학교 때는 무슨 농구장을 신설하겠다니... 어쨋다니 -_-
    하지만...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_-;;;

  8.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03.08 13:52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초등학교때 (저도 당시 국민학생 ㅋㅋ) 전교 회장이었던 한 학년 언니네가 아마 슈퍼를 하고 있었다고 했는데 졸업할때쯤엔 그 슈퍼를 팔았다던 소문이 있더라구요.. 헐...

    • BlogIcon 미자라지 2010.03.09 09:17 신고  수정/삭제

      ㅋㅋㅋㅋㅋㅋ
      슈퍼를 팔아서까지 꼭 해야했는지..ㅋㅋㅋ
      좀 황당해서 웃겼다는..^^ㅋ

  9. 달려라꼴찌 2010.03.08 14:33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어릴 때 그랬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교육때부터 법과 원칙에 익숙해야 하는데...

  10.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03.08 15:00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어릴때 그랬던것 같아요.
    초등학교때라서 에어컨같이 큰 물건을 요구(?)하시지는 않으셨지만 반에 필요한 물픔들을 사다 날랐던 기억이 나네요..
    그후로 엄마는 학교에서 아무것도 맡지말라고 당부하셨던 기억 나네요..

    • BlogIcon 미자라지 2010.03.09 09:18 신고  수정/삭제

      제가 학교다닐 때는 에어컨이 딱이었어요..ㅋ
      날씨는 더운데 애들은 에어컨 달아달래고...ㅋ

  11.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03.08 22:11  수정/삭제  댓글쓰기

    학부모회(?)도 돈이 웬만큼은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돈이 아니더라도 학부모가 참여해야 하는 것들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맞벌이 부부들의 경우에는 더욱 힘들 것 같습니다 ^^;

  12. BlogIcon 레몬박기자 2010.03.08 22:11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 추천하고 읽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우리 동네는 서로 안할려고 하는 통에 피자 얻어먹기 힘들더라구요.

  13. BlogIcon 털보작가 2010.03.08 22:51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은 반장선거에서 당선되려면,
    선거유세까지 해야되고 경쟁력이 대단하다고 하더군요.

  14. BlogIcon 탐진강 2010.03.08 22:52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학부모회의 입김이 세더군요

  15. BlogIcon 악랄가츠 2010.03.09 01:45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 때는 서로 하기 싫어서 떠밀었는데 ㅋㅋㅋㅋ
    요즘에는 대학진학에도 큰 영향을 발휘하기에,
    반장선거도 일반 선거만큼 빡세게 하더라고요! ㄷㄷ

  16. MrBongkure 2010.03.09 11:21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아버지가 선생님이셔서 몇자 적어봅니다.
    우선 제 아버지 학교에서는 그런일은 없었던거 같아서
    이글을 보고 느낌이 미묘하네요. (저도 국민학교다닐때 반장할때도 이런일 없었구요.)

    요즘은 촌지나 부모님들 등골빼먹는일이 완전 없어졌다고 합니다. (적어도 아버지 학교에서는요)

    그리고 혹시나 해서 드리는 말인데요. 선생님들 참고서는 참고서 회사에서 광고용으로 뿌리는거예요.
    그거 교재로 사용해서 학생들한테 사게만들요량으로.
    아버지가 매달 그런 참고서 3권을 가져오셔서 문제 다풀라고 하는 고통을 아실런지.ㅡ.ㅡ;;;;
    참고하시길.

    옛날 생각나네요.

    • BlogIcon 미자라지 2010.03.11 05:30 신고  수정/삭제

      지역마다 학교마다 다 차이가 있겠지요..

      참고서가 광고용인건 아는데요...그거 푸는데 힘드셨다는건 제가 왜 참고를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네요...ㅋ

  17. BlogIcon 신럭키 2010.03.10 12:05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헉 저때도 저랬는데,
    옛날생각나는군요.
    피자반장이라는 책이 있다니 ㅋ, 한번 읽어보고 싶군요~

    • BlogIcon 미자라지 2010.03.11 05:33 신고  수정/삭제

      ㅋ깜짝 놀랐습니다...
      그런일이 실제로도 많이 일어나고, 책으로까지 나왔다는걸 보고...ㅋ

  18.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03.10 12:48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거 완존 우리집 이야기네요..
    우리집 아이들 아내가 임원하지 말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임원하면 돈 많이 듭니다.

    • BlogIcon 미자라지 2010.03.11 05:34 신고  수정/삭제

      ㅋㅋㅋ참 요지경 세상이네요...
      임원을 하지말라고...많이들 그러시는것 같더라고요...ㅋ

  19. ㅎ호 2011.05.24 23:10  수정/삭제  댓글쓰기

    크 지나가는 중1 반장임니다
    저희 집이 가정적인 갈증이 있어서
    돈은 안쓰는데 아이들은 머라않하는데. 자주오는부반장 어머니가 다녀가실때마다 전 머가이상한기분이들더라고요. 근데 선생님들이주는 봉사상이있더군여 근데 그게 반장인 제가아닌. 부반장 한테가더군여 ㅋㅋ
    저희 담임선생님은 막 좋은말 해주시고 잘해주더니. 이건머 어떻게 된건지 ㅋㅋ 딴반은 다 반장이 받았는디 ㅋㅋ

  20. BlogIcon 최예지 2015.03.04 22:35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내일 학급 부회장 선거에 출마할 예정인데
    제가 걱정되는게 과연 내가 잘할수있을까 보단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 입니다
    요즘 보면 학급 임원들이 다 행사때마다 돈써서 반애들한테 뭐 돌리곤 하잖아요
    뽑힐지안뽑힐지도 모른다지만 뽑히면 돈이 문제일거 같아요

  21. BlogIcon 김영아 2015.03.05 01:17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저희학교만 그런가...저희는 돈을 걷는 편이거든요! 물론 회장이 돈 관리 해야죠. 제가 오늘 회장됬는데...이게시글보니 좋은지 아닌지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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