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search result of '노점상' : 1

  1. 2010.07.14 내가 경찰차보다 구청차를 무서워하는 이유 50

내가 경찰차보다 구청차를 무서워하는 이유

내가 경찰차보다 구청차를 무서워하는 이유

2005년 겨울이었습니다..
2월말에 군대를 제대하고 대학을 복학했다가 한학기를 마치고 공부가 하기 싫어서 무작정 휴학을 했습니다.
사실 그다지 넉넉한 생활형편도 아니었기에 장학금도 못받고 학교를 다니기엔 정말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에
'장학금도 못받느니 내돈으로 학교를 다니자'
라는 생각으로 학기가 끝나자마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호프집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오후 5시 오픈부터 새벽 5,6시 마감할 때까지 직원으로 5개월 정도 일을 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아르바이트로 시작해서 하루에 10시간 정도만 했었는데, 방학이 끝날 무렵 휴학을 다짐하고는 직원으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밤낮을 바꾸어 일하느라 몸은 피곤했지만 그 당시 어린 나이에 13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월급을 받았고, 사장님이 열심히 한다고 매달 보너스까지 주시고, 일하느라 돈 쓸일도 없고해서 나름 만족스러웠습니다.
부모님께 매번 용돈만 타쓰다가 부모님 선물도 사드리고 용돈도 드리고 하니 정말 기분이 좋더군요.

하지만 4개월...5개월...시간이 갈수록 몸이 견뎌내질 못하더군요. 밤에 자는 것과 낮에 자는 것은 정말 천지차이더라구요.
낮에 아무리 자도 피곤이 안풀리거니와 원래 노는걸 좋아하거니와 한창 친구들과 어울릴 나이였기에 아침에 집에 들어오면 피곤해도 잠을 자기는 억울했습니다. 그래서 3,4시간 자고는 일어나 친구들을 만나 노는 날이 대부분이었죠..

그래서 호프집을 그만두고 낮에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때마침 겨울철이 되었고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생각에 조금은 특별한 아르바이트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우연히 생각한게 군밤장사였습니다.
노점에서 조그마한 알밤을 구워서 파는거였는데..
처음 시작할려고 보니 그것도 장사라고 초기자본이 들어가더군요..
기계 70만원, 리어카 35만원, 생밤 20kg, 포장지, 배터리, 전구 등등....모두 해서 전달에 호프집 월급과 보너스로 받은 150만원을 모두 써버렸습니다.

원래 뻔뻔스런 성격 탓에 무작정 집 근처에 있는 지하철역에 자리잡고는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마른하늘에 날벼락인지...
장사를 시작한 첫날부터 구청에서 나온 단속에 걸려 경고를 먹고는 장사를 접었습니다.

역근처에 있는 가게에서 보기에 좋지않다는 이유로 구청에 신고를 한 모양이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막막하더군요. 한달 월급과 보너스까지 모두 쏟아부은 장사를 시작도 못해보고 접어야 하다니..

약국에서는 쓸데없는 박카스를 한박스 사고, 친구들과 호프집에 가서 매상도 올려주고 얼굴도 트고..주변에 있는 가게분들께 미리 아부를 떨어놓고는 또다시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내복에 깔깔이에 귀마개에 마스크까지 하고 신발이 터질듯 양말을 세개씩 신었지만 추운건 어쩔수가 없더군요..ㅋ
거기에 기존 상인분들의 텃세에 기를 펴기도 힘들고...
게다가 처음엔 장사도 안되고 오히려 밑지고 집으로 들어오는 날도 많았었죠..
그래도 지나가시는 분들께 맛뵈기로 계속 나눠드린 결과
단골손님도 차차 생기고 자리를 잡아 왠만한 직장인 월급보다 많이 벌었습니다.
다행히도 그 후로는 주변 가게에서 구청에 신고하는 일도 생기지 않았구요..

하지만 제일 큰 문제는 그놈의?? 구청에서 수시로 나오는 단속이었습니다.
노점단속은 경찰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청에서 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경찰들은 보고도 그냥 지나가시는데 구청직원들은 그게 아니었죠..
구청단속은 삼진아웃제를 실시하는데,
처음에는 경고 후 자진 철수..
두번째에는 가스통 압수..(가스통 압수당하면 그날은 공치는 날이었죠..가스통 사고, 가스 사고, 재료비 빼면 남는게 별로...)
세번째에는 군밤기계는 물론 리어카까지 모두 화물차에 실어가버리고는 보름 정도가 지난 후에 벌금을 내고서야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다행히도 세번째까지는 해당하지 않았지만..
언제나 긴장하고 멀리서 구청차라도 보이면 얼른 골목으로 도망갔다가 구청단속차가 지나가면 다시 나와서 장사를 하고는 했었죠..
아직도 구청차만 보면 그때 생각이 나서 심장이 두근두근 대네요..

힘들긴 했지만 그때의 경험 덕분에 지금은 정말 더 뻔뻔스러워졌습니다^^ㅋ
추운 날씨에 매번 도와주러 나와주는 친구들을 보면서  정말 뿌듯한 기분도 들었고요..^^


             < 군밤장사 끝나고 도와주러 온 친구들과 함께 집에서 찍었던 사진입니다. 예비군의 상징 깔깔이를 입고..^^ㅋ >

요즘 같이 힘들 때일수록 화이팅하자구요^^

공감하셨다면 추천 한번 꾸~욱~ 눌러주십시오^________^
미자라지
☆아르바이트경험☆ 2010. 7. 14. 09:29
,
Powerd by Tistory, designed by criuce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