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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08 당구장 아르바이트, 돈보다 당구가 좋았다. 79

당구장 아르바이트, 돈보다 당구가 좋았다.

당구장 아르바이트, 돈보다 당구가 좋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잠시나마 당구에 미쳤을 때가 있었습니다.
주변 친구들은 중학교 때부터 당구를 시작했는데 저는 그다지 재미있어 보이지가 않아서 고등학교 때까지는 당구를 한번도 쳐본 적이 없었죠.
그러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친구들이 모두 당구장을 다니자 한두번 쫓아다니다 우연히 당구를 접했습니다.
당구를 쳐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처음 시작하면 자려고 누우면 천장이 당구대로 보이고, 눈을 감아도 당구대가 아련히 떠오릅니다.


예전에 화제가 됐었던 당구치는개 동영상의 한장면입니다.
동영상을 궁금하시면
당구치는 개를 클릭하세요^^



당시 친구들이 모두 당구에 빠져있어서 정말 미친듯이 당구장을 다녔습니다.
학교에 가면 공책에 당구대를 그리고 혼자 가상학습?도 해보고, 학교가 끝나면 당구장으로 달려가 얼굴에 개기름이 좔좔 흘러서 땀방울인 척 떨어질 때까지 당구를 쳤죠.
친구들과 게임비를 걸고 치는 당구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워낙 뭐 하나에 빠지면 정말 단기간에 미친듯이 하는 스타일이라서 그렇게 한두달 동안 일주일에 5, 6일 이상은 당구장에 갈 정도로 죽어라 쳤습니다. 당구는 대학에 들어가도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 위로하면서 말이죠. 얼마나 당구에 빠져있었느냐면...한 친구가 하루는 이런 말을 하더군요.

친구 : "난 단국대 갈라구."

저 : "당구대 산다고? 어디에 놀라구?"


그렇게 당구에 미쳐서 자주 당구장을 다니다보니 자연스레 당구장 주인아저씨와 친해졌고, 단골 당구장 주인아저씨와 협상을 단행했죠.
당시 주인아저씨가 둘째아이를 낳아서 굉장히 바쁘셨는데 당구장을 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생겼습니다.
그때마다 저와 친구들이 가서 공짜당구를 치면서 당구장을 봐주고, 손님들이 올 경우 금액의 반은 금고에, 반은 저희가 챙기기로 하고는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저희 친구들을 제외하고, 단골손님들을 또 제외하고는 손님이 거의 없던 당구장이었기 때문에 학교가 끝나고 오후 3~4시부터 밤12시 정도까지 당구장 수입은 고작 4~5만원, 2~3만원을 금고에 넣고는 나머지 2~3만원을 친구들 3~4명이서 나눠가졌습니다. 사실 나눠가졌다기 보다는 대부분 당구장에서 짜장면을 시켜먹는데 써버렸죠. 아르바이트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수입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당구장 아르바이트를 한 이유가 있다면 당연히 돈보다는 당구가 재미있었고, 공짜로 그 재미있는 당구를 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구장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음날이 주말이면 주인아저씨께 열쇠를 받아서 당구장에서 밤을 새는 날도 많았었죠.
그래도 그 때는 그냥 친구들과 어울리는게 그저 좋다보니 너무 즐거웠습니다.


밤을 새고 학교를 가서 학교에서는 미친듯이 잠을 자고, 다시 당구장으로 향하는 날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렇게 미친듯이 치다보니 당구 실력이 금방금방 늘더군요.
당시 아버지 말씀을 인용하자면 정말 미쳤었죠...ㅋ
저희 아버지는 '남자는 뭐든지 이것저것 많이 경험할수록 좋다'는 주의셔서 누나는 엄하게 키우셨지만 저는 그냥 방목하셨었는데 그 때에는 정말 안되겠다 싶으셨나 봅니다.
조용히 말씀하시더군요...

"당구장 적당히 다녀라."

그리고 그 후로는 당구장을 거의 가지 않았습니다.
사실 매일매일 당구를 칠 정도로 돈이 여유가 있지도 않았고, 성격이 워낙 쉽게 달아올랐다 쉽게 식는 스타일이라 흥미를 잃을 때가 됐었거든요. 어느정도 치니 사회생활하면서 사람들과 어울리는데는 지장이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었구요. 짧았지만 당시의 당구장 아르바이트는 정말 몇 안되는 즐겁고, 재밌었던 아르바이트였습니다. 돈은 못 벌었지만 공짜로 취미생활을 하면서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아르바이트였으니까요.
그런데 그리 추천할만한 아르바이트는 아니네요.
사실 당구장 아르바이트 특성상 다른 아르바이트 들에 비해서 아르바이트가 굉장히 짜거든요.
왜냐면 사장님 기준으로는 단골 학생들을 고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학생들이 저랑 똑같이 공짜 당구를 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서 아르바이트비가 적어도 쉽게 아르바이트생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죠.



왜 갑자기 당구장 아르바이트가 생각났냐면...
요즘 다시 가끔 당구를 치러갑니다. 오랜만에 치다보니 감이 떨어져서 한동안은 게임에 져서 게임비를 계속 냈었는데 몇 번 가다보니 오히려 예전보다 실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나름 저의 취미생활이 되었다고나 할까요.


제가 생각하는 당구는...정말 미치지만 않고? 적당히 취미생활로 활용한다면 정말 좋은 스포츠인것 같습니다.
격렬한 운동은 아니지만 은근 운동이 되거든요. 재미도 있구요.
사회생활하는데 있어서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도 있구요.
물론 또 다시 미친다면 저에게 악영향을 줄게 뻔하지만 사실 뭐 하나에 미치면 마이너스가 안되는게 무어가 있겠습니까. 모든지 적당히 조절하는게 중요하죠.
학창시절에 당구장 아르바이트를 안했다면 당구비도 정말 많이 썼을겁니다. 아르바이트 덕분에 공짜로 실력을 키울 수 있었죠. 덕분에 취미생활도 하나 얻게 됐구요^^
하지만 학생들이 당구장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하면 반대입니다.
아르바이트비도 싼데다가 당구에 빠져버리면 학업에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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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라지
☆아르바이트경험☆ 2010. 1. 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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