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남자에게 주부습진이 웬말?

스무살 남자에게 주부습진이 웬말?

재수생활이 끝나고 대학원서접수를 마치고 나니 시간이 많이 남더군요.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그러하듯 수능이 끝나고는 바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삼성동 xxx몰 지하 식당가에 있는 돈까스집이었습니다.
대학을 다니던 친구놈이 이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곳이었기에 바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일이 힘들어서 알바생들이 오래 버티지 못해서 언제나 일손이 부족하다더군요.
제가 아르바이트를 할 때에도 홀서빙 알바의 경우에는 고정적으로 하는 여자 알바생들이 많아서 괜찮은데 주방보조의 경우 며칠하다가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아서 언제나 주방은 정신이 없었습니다.


처음 알바를 시작하면 다른 일들과 마찬가지로 허드렛일부터 시작입니다.
오전9시에 출근해서 출근카드를 찍고나서 장화를 신고 옷을 갈아입고 나면 오전에는 샐러드용 양배추를 기계로 써는 작업부터 시작입니다. 하루 동안 나갈 샐러드들을 모두 썰어서 씻고 얼음에 재워놓아야하니 커다란 김치통으로 5~6개 정도를 만들어 씻어놓습니다. 당시 집에서 칼 한번 잡아보지 못했던 저에겐 양배추 심을 따는 간단한 작업마저도 실수의 연속이었고, 굉장히 힘이 들더군요. 그 많은 양배추를 한꺼번에 다 썰어놓고 싱크대 양쪽에 물을 가득 담아놓고는 손으로 휘이휘이 저어서 양배추를 헹군 후에 건져냅니다. 여름이면 양배추가 금방 상할 수 있기때문에 커다란 김치통에 바닥을 얼음으로 한번 깔고 양배추를 담고, 다시 얼음을 깔고 양배추를 담고 이렇게 무지개떡 스타일로 양배추를 담아서 보관을 합니다. 그렇게 양배추 손질을 마치고 뒷처리를 하게 되면 이미 1,2시간은 훌러덩 지나가있더군요.


다음에 해야할 일은 달걀을 다섯판에서 열판 정도를 다 까서 흰자와 노른자를 섞어주는 일입니다. 워낙 주방일은 해본적이 없던 터라 처음엔 달걀 하나 깨는데도 한참을 헤맸고 깨다가 달걀껍질이 들어가는 경우가 허다했죠. 하지만 인간은 역시 적응의 동물이라고...며칠이 지났더니 양손으로 팍팍...열판을 깨고 믹싱하는데도 30분이 채 걸리지 않게 되더군요. 이때 중요한건 양손으로 스피드하게 계란을 깨야한다는거~^^ㅋ



그 이후부터는 설거지의 시작입니다.
무조건 설거지...오로지 설거지...오히려 마음은 참 편합니다. 계속 서있어야 하기에 다리는 조금 아프지만 단순반복작업을 하다보니 별 생각없이 설거지만 하면 됩니다. 근데 몸은 편하긴 한데 출근해서 가게 문을 닫기까지 밥먹는 시간만 제외하고는 계속 손에 물기가 가실시간이 없다보니 설거지만 하기를 한달...손끝이 갈라지고 껍질이 벗겨지더군요. 약국에 가보니 주부습진이랍니다. 꽃다운 20살...20대의 황금기에 주부습진이 웬말입니까. 한번은 어머니께서 제 손을 보시고는 깜짝 놀라 그만두라고 펄쩍펄쩍 뛰시더군요. 나름? 저도 집에서는 곱게 자란 자식새낀데...집에서는 설거지 한번 안하던 놈이 밖에 나가서는 하루종일 설거지를 하고있으니 어머니께서 보시기에 얼마나 씁쓸하셨을까요..ㅋ 게다가 손에서는 계속 허물이 벗겨지고 피가나니 그런 제가 어머니 보시기에 안쓰러우셨던 모양입니다. 게다가 당시에는 알바비도 굉장히 쌀때인지라 시급 2,700원을 받고 하루 12시간 내내 아르바이트를 해도 삼만원을 조금 넘는 돈을 받으니 차라리 용돈을 줄테니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라고까지 말씀을 하시더군요.


사실 이때 현실과 타협하고 조용히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었어야 하는데...
그놈의 쓸데없는 죽일놈의 자존심때문에 한달을 더 했습니다..ㅋ
다행히도 그 한달간의 설거지 코스를 마치고는
설거지→우동,메밀→ 규동
의 코스로 진급?했기에 하루종일 설거지를 하지않아도 되니 조금씩 나아지더군요. 하지만 이 두달 간의 아르바이트를 마치고도 한참을 주부습진때문에 고생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놀시간도 없었고, 몸도 피곤하고 해서 힘들었던 기억이지만 저의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평생 도움을 주는 아르바이트였습니다. 돈까스집 주방알바를 한 이후로는 집안일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져서 설거지는 거의 도맡아했을 정도니까요.
어머니께서 굉장히 좋아하시더군요. 요새는 나름대로 이것저것 신경쓸게 많아서 어머니와 번갈아가며 설거지를 하게 되니 오히려 어머니께서 섭섭해하십니다. 요즘 설거지 자주 안하는 것 같다고...ㅋ  설거지를 내놓기만 하면 아들래미가 와서 뚝딱 해치워주니 무슨 우렁각시라도 있는 마냥 끊임없이 설거지거리를 내놓으셨었는데 요즘은 반찬만드실 때도 최대한 설거지거리를 줄이면서 하시려고 노력하시더군요...ㅋ


아르바이트를 꼭 돈만 벌기 위해서 하는 것은 아닙니다. 돈을 벌기위해서라면 아르바이트는 솔직히 할게 못됩니다. 다만 돈과 함께 얻게되는 다양한 경험들이 인생살이에 있어서 언젠가는 꼭 도움이 될것이기에 더욱 값진것이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어머니를 위해 설거지 한판 어떠십니까?^^



                      공감하셨다면 추천을 꾸욱~아니시라면 댓글을 쫘악~^^
미자라지
☆아르바이트경험☆ 2009. 6. 1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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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윤태 2009.06.18 15:33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한때 엄청 심했어요
    특히 자취할때..
    물을 안만지는 수밖에 없는데...
    음~!~

  3. BlogIcon 배리본즈 2009.06.18 15:51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세상에 쉬운건 읍군욤

  4. BlogIcon Slimer 2009.06.18 16:39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취6년차인 제 손에도 주부습진이... 체질상 고무장갑을 안끼우고 막 설겆이하다보니...
    가끔씩 핸드크림을 좀 발라주면 좋아지더라구요..

  5. BlogIcon 엘고 2009.06.18 18:18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알바 기본비가 너무싼거같아요~~
    고용주는 운영에서 젤 힘들고 중요한일로 채용햇으면
    과감한투자가 필요한거같아요~~~
    덥지만 상쾨한 시간되세요~~~~^^

  6.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6.18 18:33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성실함의 대명사이시군요! 쵝오!십니다.^^ 장화신고 12시간 !ㅠㅠ 무좀 안걸린게 다행이죠, 뭐 ... 뭐든 힘에 넘치도록 일정기간 하고나면 그 다음 겁나는 게 없어지는데 해요. 미자라지님은 참 좋은 경험 많이 하신듯합니다.

  7. BlogIcon 달려라꼴찌 2009.06.18 18:41  수정/삭제  댓글쓰기

    젊은 나이에 고생이 많으십니다.
    그리고 이렇게 패기 넘치는 청년을 보면 제가 기분이 참 좋습니다.
    늘 행복하고 건강하길 바랍니다. ^^

  8. 이런... 2009.06.18 18:50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중2때부터 주부습진 있었습니다... 현재 30살 남자... 크윽...

  9.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6.18 18:57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르바이트로 좋은 경험도 더러는 하지만 습진까지.
    고생하셨네요.

  10. BlogIcon 털보작가 2009.06.18 20:55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돈버는게 쉬운게 아니죠?
    그런데 남자들도 주부습진이 생기는군요.
    주부만 걸리는줄 알았더니~~~

  11. BlogIcon 날아라뽀 2009.06.18 21:00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부습진 얼른 극복하세요.^^

  12.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6.18 21:15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생하시네요 ㅎㅎ 힘내세요!!

    • BlogIcon 미자라지 2009.06.19 07:38 신고  수정/삭제

      ㅋㅋㅋ8년전 이야기에요..^^
      그냥 아르바이트 경험을 포스팅한거에요^^
      방문 감사합니다..^^

  13.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6.18 21:21  수정/삭제  댓글쓰기

    혼자사는 30살 남자에게 주부습진이라니 -_-;;
    으..흑

  14. ㅜㅡㅜ 2009.06.18 21:49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부모님이 맞벌이셔서....중학교때부터 설거지 하느라...중딩때부터 주부습진을 달고 살았어요...
    처음 여름에 주부습진 걸리고... 가을쯤에 괜찮아지다가 다시 여름되면 주부습진 또 걸리고...이랬는데
    막 악화되어서 1년 내내 손이 간지럽고 찢어지고..피나고 반복하다 보니 지문이 거의 없어져서 고딩때 민증 만들러갔을때 꽤나 애를 먹었는데....그때..손이 건조하면 핸드크림을 발라야 한다는 걸 몰라서 .흑흑흑
    고무장갑은 끼면 이상한 고무냄새가 너무 오래가서 안끼게 되고..ㅜㅡㅜ 흑흑흑
    그래도 어무니 고생을 덜어드렸다는 생각에 마음은 뿌듯 하네용...호호호;; ^.^

  15. BlogIcon LGTV 2009.06.18 22:00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저도 오른손 손가락에 주부습진 있습니다. 몇년동안 고생 중입니다. ㅜ.ㅜ

  16. BlogIcon ★바바라 2009.06.19 00:11  수정/삭제  댓글쓰기

    크. 미자라지님 정말 값진 아르바이트 많이 하셨네요.
    그리고 설거지 할때 꼭 고무장갑 끼는 습관을 들여야 해요.
    저도 예전 피자집에서 일할때 맨손으로 그릇 씻고 해서
    손 다 망쳤어요 ;ㅁ;
    귀찮다고 안 꼈는데, 요즘은 그릇 한 두개에도 꼭 고무장갑을 낀답니다.

    • BlogIcon 미자라지 2009.06.19 07:40 신고  수정/삭제

      전 아직도 맨손으로 하는걸 즐겨요..ㅋ
      습관이 그렇게 들다보니 쉽지가 않더라고요^^

  17. BlogIcon 주부습진 물러가라 2009.06.19 02:22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부습진 고칠수 있습니다. 세재가 문젭니다.

  18. BlogIcon 엑셀통 2009.06.19 12:16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아내를 위해..학창시절 알바를 몇개 했었는데 제일 기억에 남는건 짜짱배달과 편의점이네요..입학 후 두달간 수업참석않고 학회로 배달하고나니..두달후 만남 동기들이 짜장 시킨적이 없다는군요..

  19. BlogIcon 고고 2009.06.19 13:26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자라지님은 알면 알수록 진국이네요 ㅎㅎㅎ

  20. BlogIcon adjustable bed 2012.01.10 16:39  수정/삭제  댓글쓰기

    있기때문에 커다란 김치통에 바닥을 얼음으로 한번 깔고 양배추를 담고, 다시 얼음을 깔고 양배추를 담고 이렇게.

  21. 하하 2013.06.23 22:40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부습진의 예방법(생활수칙) 은?
    - 목욕이나샤워의 횟수를 가능한 줄이고,미지근한물로샤워하도록 합니다.
    - 피부가 매우 민감하므로 순한 세정 제품을 사용해야 해요.
    - 목욕 후에는 세제가 피부에 남아 있지 않도록 충분히 씻어내야 하지요.
    - 수건으로 물기를 닦을 때에도 문지르지 말고 가볍게 닦아줍니다.
    - 목욕후 3분이 지나면 피부건조가 시작되므로 바로 보습제 사용합니다
    - 평상시에도 주기적으로 보습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해요.
    - 실내온도는 너무 덥지 않게 18∼20℃로 유지하며 가습기를 사용합니다.
    - 가습기가 없을 때에는 실내에 젖은 빨래를 놓아두는 것이 좋고요.
    - 피부가 민감하므로 화학 섬유나 양모 같이
    피부에 마찰이나 자극이 되는 옷은 피해야겠지요.
    그래도 주부습진이면 아즈렌s 연고가 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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