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신문배달 알바를 다시 해보니...

15년만에 신문배달 알바를 다시 해보니...

어렸을 때부터 새로운 경험하기를 좋아해서...라기보다는 돈독이 올라서 이것저것 아르바이트를 정말 많이 해봤습니다.
중학교 때는 부모님 몰래 새벽에 신문배달을 한적이 있었는데 당시 하루에 100부씩을 돌리면 한달에 10만원 가량이었던가?를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중학생 신분으로 10만원(이거 진짜 정확한 금액이 기억이 안납니다..ㅋ)의 돈이 어찌나 크게만 느껴지던지 돈욕심이 나서 무작정 시작했습니다.


이틀간은 배급소 소장님의 오토바이 뒤에 올라타고 오빠 달려를대충 코스를 익혔었는데, 이틀간은 아르바이트비를 받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수습사원이라도 기본급여는 좀 주시지..ㅋ)
이틀이 지나고 그 후로는 친구놈과 둘이 직접 다녀보며 적어놓은 구독자 분들의 주소와 건물 특징들이 적힌 종이를 들고는 배달을 시작했습니다. 당시엔 '난 이제 어른이야. 이까짓 신문배달 아무것도 아니야. 돈 벌면 살게 정말 많은데...' 하고 생각하며 쉽게 신문배달을 시작했습니다. 헌데 시작한 첫날 바로 깨달았습니다. 이거 보통 일이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새벽에 일어나기가 힘들다거. 부모님게 들키지않고 몰래 신문배달을 하고 들어오기 위해서는 새벽3시가 조금 넘어서 일어나 재빨리 신문배달을 하고는 집으로 들어와 자는 척을 해야했습니다. 그나마 억지로 일어나서 배달을 하고오면 다시 한번 학교를 가기 위해 지옥같은 아침을 다시 한번 맞이해야 했습니다. 그리고는 학교에 가면 하루종일 쿨쿨~~


또 꼴랑 100부 돌리는데 왜이리도 시간은 많이 걸리는지...
친구놈과 둘이서 고작 100부를 돌리는데도 2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당시 나이가 어려서 요령이 부족했고, 친구와 둘이 하기에 수다떠는 시간도 있긴했지만 배달시간이 오래 걸린 가장 큰 이유는 나이가 어리기때문에 오토바이를 내주지않아서 자전거로 신문을 배달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도 보름 정도는 친구놈이 같이 있기에 할만했습니다.
보름 정도가 지난 후부터는 친구놈이 부모님에게 걸리는 바람에 혼자 뺑이를 쳐야만 했죠...
그렇게 월급을 받고는 친구와 나누고 나니 수중에 남은 돈은 터무니없이 작게만 느껴졌습니다.
그 돈을 어떻게 썼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순식간에 없어졌던 걸로 기억합니다..ㅋ


과거이야기가 너무 길어졌군요...
친구놈 중에 일식집 주방장을 하는 놈이 있습니다.
어머니께서 편찮으셔서 수술비를 대느라 정말 열심히 사는 놈입니다.
오후 2,3시부터 새벽 2,3시까지는 주방에서 일을 하고 일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바로 신문배달을 합니다.
이놈을 보면서 저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듭니다.
어느날 전화가 와서는 오늘은 자기가 일을 하면서 손님들이 주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인지 술이 좀 취했노라며 신문배달을 하루만 대신 해달라고 부탁하더군요.


그나마 가장 가까이 사는 놈이 저였거든요.
귀찮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나갔습니다. 그러니까 술 좀 적당히 처마셔라는 한마디를 건내고 주소가 적힌 종이와 오토바이 키를 받아들고는 친구놈이 말해준 신문보급소로 갔습니다.
왜 하필이면 그날 따라 비가 쏟아지는지...
그나마 길도 잘 몰라서 더 오래 걸리는 판에 비가 오니 우비를 입고... 신문들을 비가 맞지않게 신경을 쓰고...
신문보급소 오토바이는 또 왜 이렇게 브레이크가 뻣뻣한지..ㅋ
그렇게 200부를 돌리고 나니 아침해가 보이더군요.
오토바이가 있어서 금방 끝낼줄 알았는데 주소가 적힌 종이만 가지고는 독자들의 주소를 도저히 찾기가 힘들더군요.
새벽이라 글씨는 잘 보이지도 않아서 볼라치면 가로등 밑으로나 가야하고...비는 쏟아지고...
그나마 요새는 건물마다 주소가 적혀있는 곳이 많아서 아침해를 보며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농민일보라고 합니다. 제가 배달했던 신문은 아니지만 힘있는 일반 언론사들보다는 농민일보가 우리에게 더 가까워졌으면 하는 마음에 농민일보를 퍼와봤습니다.



겨우겨우 배달을 다 마치고 몸은 녹초가 되었고, 마음은 짜증이 난 상태로 친구놈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술이 취해 자고있다 제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는

"어, 수고했어. 고맙다."

라고는 말하지 못할 망정 한다는 한마디...

"야, 종이가 다 젖어서 종이끼리 붙었잖아. 아...나도 아직 다 못 외웠는데..."

친구놈이 미안한 마음에 일부러 트집을 잡는다는걸 알기에 그냥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것도 벌써 재작년 여름의 일이 되어버렸네요..^^


운동삼아 신문배달을 하시려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고, 주변에서도 이런 분들을 간혹 볼 수 있으니까요.
근데 신문배달은 새벽 일찍 이뤄져요...
아침잠 많으신 분들은 힘드실거라는 점 참고하시라구요..^^
그리고 중간에 그만두면 배급소 소장님과 말쌈을 좀 해야 알바비를 받아낼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하시구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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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라지
☆아르바이트경험☆ 2009. 7. 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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