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 잃은 맛집 - 유천 칡냉면

초심 잃은 맛집 - 유천 칡냉면


맛집이라고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면 분점들을 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분점을 낸 맛집의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유천 칡냉면입니다.

지금은 어느 동네를 가던 쉽게 찾아볼 수 있을만큼 유명한 맛집입니다.

집에서 멀지않은 곳에 본점이 위치하고 있기때문에 무척이나 자주 찾는 곳입니다.

국민학교?ㅋ 시절부터 가족들끼리 함께 찾기 시작했으니 20년 동안 백그릇 이상은 먹은것 같습니다.

잘 모르고 있던 친구들까지 일부러 데리고가서 소개를 해주며 유천 칡냉면의 맛을 전파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천 칡냉면은 이제 더이상 '맛집'이라 부르기엔 창피한 곳 같습니다.



요즘은 날씨가 더워서 냉면이 한창입니다.

친구놈과 냉면이나 한그릇 먹으려고 풍납동에 있는 유천칡냉면 본점에 들를까하다가...

너무 더워서 움직이기가 귀찮아서 동네에 있는 유천칡냉면 분점을 찾았습니다.

날씨가 더워서인지 정말 장사가 엄청나게 잘됐습니다.

전화는 불이 나고, 주문을 받는데도 한참이나 걸리더군요.

손님이 너무 많아서 짜증이 났는지 모녀로 보이는 종업원 둘은 얼굴을 찡그리고 손님 앞에서 서로 싸우고 있고...

솔직히 서비스는 완전 개판이었습니다.



얼른 냉면이나 한그릇 빨리 먹고 나가려고 하는데 나왔을 때부터 냉면이 살짝 이상합니다.

얼음육수와 양념에 가려져 잘 몰랐지만 제대로된 면이 아니라 면이 다 쪼가리?가 나있었습니다.

가위질을 하려고 했는데 가위질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대충 먹자...생각하고는 먹는데...맛은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맛집이라 부르는 것이 민망하기는 물론이고 이건 정말 김밥천국에 있는 물냉면만도 못한 맛입니다.

육수라기보단 물과 육수를 반반 섞은 맛이 나더군요.

면사리를 물에 데치고 물기를 충분히 빼줘야 할터인데 바빠서 물기제거가 제대로 안된것 같은 맛이랄까요.

물냉은 육수와 함께 먹어야 제맛이기 때문에 저는 원래 물냉을 먹으면 육수 한방울 안 남깁니다.

그런데 이건 도저히 다 마실 수가 없는 맛이었습니다.
(솔직히 돈 아까워서 면은 다 건져먹었습니다...ㅋ)




물은 셀프라길래 귀찮아서 목이 말라 국물을 꾸역꾸역 마셨는데도 맛이 없으니 바닥은 보이지 않더군요.



왕만두도 예전같지 않은 맛...겉만 살짝 뜨거울 뿐 속은 미적지근해서 별로였습니다.

5천원이라는 가격에 비해 양이 푸짐하지도 않거니와 맛까지 별로니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엔 왕만두라 불러도 될만큼 푸짐했지만 언제부터인가 슬금슬금 크기가 작아지더니 이제는 왕만두라 부르기가 민망할 정도의 크기가 돼버렸습니다.

이제 왕만두 아닙니다. 그냥 만둡니다.




언제언제인지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유천칡냉면은 사업이 점점 커질수록 가격만 점점 높아져 가더군요.

작년에는 물냉면 가격이 7천원까지 올랐었습니다.(며칠 전 갔을 때는 6천원으로 다시 가격을 내렸더군요.)

냉면 한그릇에 7천원이라...

물론 맛있다면 아깝지 않은 돈입니다.

[☆내가다녀본맛집☆] - 번호표까지 뽑아서 먹은 오징어물회냉면

위 글에서 소개한 최냉면만 하더라도 가격은 한그릇에 9천원이지만...솔직히 돈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비싸도 그만큼의 맛이 있다면 분명 수요는 발생합니다.




하지만 맛은 점점 떨어지는데 가격만 점점 오르는 유천 칡냉면...이제 더이상 맛집이라 부르기엔 창피한 곳입니다.

게다가 프랜차이즈면 맛이 다 같아야하는데...솔직히 저는 본점 갔을 때와 분점 갔을 때 맛이 차이나는걸 느낍니다.

분점이라는 것이 잘만 관리하면 더 멀리 입소문을 내기도 하지만 잘못 관리하면 가게에 대한 이미지만 손상시키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도 꽝! 맛도 꽝!'이라면 더이상 '유천 칡냉면'이라는 이름만으로 믿고 찾아갈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p.s. 물냉 좋아하시는 분들은 테크노마트 지하식당가에 있는 함지박물냉 한번 잡솨보십쇼!ㅋ

유천 칡냉면과는 스타일이 다르지만 맛이 정말 깔끔하니 괜찮아서 자주 들렀던 곳입니다.

최근에는 테크노마트에 갈 일이 없어서 못 들러봤지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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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라지
☆내가다녀본맛집☆ 2010. 7. 9.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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