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자리양보하니 초코바를 건네시는 할아버지

지하철에서 자리양보하니 초코바를 건네시는 할아버지

이번주가 제 생애 마지막 대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었습니다.
학기를 모두 마치고 졸업식만을 남겨두었네요.
이번주는 계속되는 시험과 과제때문에 거의 블로그를 하지 못했습니다.


월요일에도 과제와 시험공부 덕분에 밤을 꼴딱 새고 시험을 보러 학교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자리가 있어서 자리에 앉아서 그날 보는 시험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프린트물 위로 살짝 누런색의 바지가 보이네요. 직접 보지않아도 분명 노인분일거라 생각하고 고개를 들어보니 역시나 백발이 성성하신 할아버지 한분이 서계셨습니다.


밤을 꼴딱 새서 너무 피곤한 마음에 다른 사람이 먼저 나서서 양보해주기를 기다려야 하나 아니면 내가 먼저 양보를 해야하나 망설였습니다.
평소였다면 그냥 조용히 다른곳으로 옮겨갔을테지만 그날만은 정말 일어서기가 쉽지 않더군요. 하지만 이미 할아버지와 눈을 마주쳐버렸고 같이 할아버지와 눈을 마주쳤던 옆에 앉은 30대 초반의 아저씨가 외면하시는 바람에 100% 자발적이지는 않은 마음으로 자리를 양보했습니다.

"할아버지, 여기 앉으세요."

"미안해서 어쩌나."
"아뇨, 괜찮아요."

이미 예상했던 코스의 대화를 나누고는 할아버지께서 자리에 앉으셨습니다. 별 생각없이 서서 시험공부를 하고있는데 할아버지께서는 살짝 오무리신 주먹을 내미셨습니다. 손바닥을 내밀어 받아보니 미니초코바 하나를 제 손에 얹어주셨습니다. 저도 모르게 미소가 번지게 되더군요. 감사하다는 말씀과 함께 조용히 초코바를 받아서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그러고서는 할아버지를 쳐다보는데 할아버지께서는 큰 봉지 하나를 들고 계시더군요. 자세히 보니 xx병원이라고 쓰여있는 약봉지였습니다.
순간 자리를 양보하기 싫었던 제가 너무도 부끄러웠습니다. 내 몸이 피곤하다는 핑계하에 다 젊은 놈이 나이도 많으시고 몸까지 편찮으신 할아버지께 선뜻 자리 하나 양보하지 못한 제가 챙피했습니다.


그렇게 서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두세정거장쯤 지나고 옆에 앉으신 30대 아저씨가 일어나시더군요. 할아버지께서는 계속 제가 신경이 쓰이셨는지 옆자리를 가리키며 저에게 앉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가방을 풀고 앉으려는 찰나 아주머니 한분이 저를 밀치시며 자리에 쏙~ 앉으시더군요. 한쪽 팔로 저를 밀치시면서까지 앉으시려는 아주머니의 모습에 얼굴이 찡그려졌습니다. 편찮으신 할아버지께서도 저렇게까진 안하시는데 얼마나 힘드셨는지는 모르겠으나 꼭 그렇게까지 자리에 앉으셔야 했는지 아직도 잘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서서 가는 제가 계속 신경이 쓰이셨는지 그 후로도 계속 저를 쳐다보시며 웃으셨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불편하실것 같아 잠시후 조금 떨어진 곳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제가 내리기 직전까지도 할아버니께서는 저를 쳐다보시고 계셨습니다.


며칠이 지났는데도 저를 쳐다보시던 할아버지 모습이 떠오르네요.

여러분은 지하철에서 내 몸이 피곤하다는 핑계로 노약자나 장애인분들의 시선을 피하신 적은 없으신가요?
물론 저도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느낀게 있어서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는 못할것 같네요.

[☆황당경험☆] - 구걸하던 아저씨한테 무시당한 여자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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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라지
☆황당경험☆ 2009. 6. 1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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