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데이에 스무살 연하의 여자에게 빼빼로 받아보니...

빼빼로데이에 스무살 연하의 여자에게 빼빼로 받아보니...


친구놈이 오산에서 조그맣게 학원을 열었습니다.
이번주에 무슨 세무교육을 가야한다며 아이들 좀 며칠만 봐줄 수 없냐는 부탁을 하더군요.
처음에는 가르치는게 자신이 없으니 딴사람을 알아보라고 하니 들려오는 친구의 한마디에 어쩔 수 없이 수락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딴 사람 알아봐. 나 진짜 누구 가르치는거 자신없다고."

"주변에 백수가 너밖에 없어서 그래."

"제길...알았어."



사실 초등학생들 수학이니 크게 어려움이 없을거란 생각에 그냥 3일간만 봐주기로 했습니다.
월요일은 첫날이라 백수 주제에 선생인척 하려니 조금 어색했지만 귀엽고 순진한 아이들이 불러주는 "선생님!"이란 말에 용기를 얻고 아이들과 편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머리가 좀 큰 초등학교 6학년 남자아이들은 많이들 까불까불 댔지만 저 역시도 그런 때가 있었기에 웃으며 넘길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여자아이들은 험악한 인상의 아저씨가 웃는 모습을 보고 경끼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그녀?들도 시간이 조금 지나니 익숙해진 모양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가고 둘째날...
아이들이 저와 친해졌다는 생각에 장난도 많이 치고, 집안일이며 학교에서의 대소사까지 조잘조잘 떠들더군요.
아이들이 한꺼번에 몰려 정신없이 바빴는데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가 조용히 다가오더니 등 뒤에서 뭔가를 꺼내더군요.
뭐지?하고 궁금해하는데 아이가 꺼낸것은 다름아닌 조그마한 포장상자였습니다.




문득 내일이 빼빼로데이라는 게 떠오르더군요.
역시나 조그만 포장상자의 내용물은 빼빼로였습니다.




내일이 빼빼로데이라는 건 알았지만 올해는 혼자 보내게 되서 빼빼로 따위는 포기하고 있었는데 아홉살 여자아이의 빼빼로를 받으니 정말 기분이 좋더군요. 내일이 빼빼로데이기에 슈퍼에 널린게 빼빼로지만 그 흔한 빼빼로가 왜 그리도 고맙던지요.


빼빼로를 사다가 포장하느라 고생했을 아이의 모습을 생각하면 그냥 고맙다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서연아, 선생님 빼빼로 정말 맛있게 먹었어. 너무너무 고맙다. 불쌍한 선생님 빼빼로데이 외롭지 않게 보내게 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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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라지
☆황당경험☆ 2009. 11. 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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