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강사 아르바이트 생각보다 힘들었던 이유

학원강사 아르바이트 생각보다 힘들었던 이유


얼마 전에 잠시 친구 학원에서 아이들을 봐줬습니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편이고 초등학교, 중학교 수준의 수학 정도는 가르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거라 생각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중학교 때까지는 나름 공부를 조금 했던 편이었고 대학에 들어가서도 이공계수학, 공업수학, 신소재공학수학...
수학공부만 16년 동안 해온 나름 수학의 달인이라는 생각에서였죠...ㅋ
그런데 막상 짧지만 3일 동안 아이들을 가르쳐보니 제 생각처럼 쉬운일이 아니었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수학을 모른다.  

ㅋ나름 수학의 달인이라 말했지만 막상 초등학교, 중학교 아이들을 가르쳐주려다보니 뭐가 뭔지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초등학교야 그나마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기 때문에 크게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지만 중학교 수학은 정말 하나도 기억이 안나더군요. 머릿 속에 지우개가 들은건지...ㅋ
대학에 가서도 수학을 배웠지만 대부분 미적분이나 벡터 등을 위주로 공부하다 보니 중학교 아이들이 배우는 무게중심, 내심, 외심 등에 관련되서 꼭 외워야하는 공식들이 잘 기억이 안났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조금 뒤적뒤적 하다보니 조금씩 기억이 돌아와서 어찌어찌 가르칠 수 있었습니다.
나중이 되니 '난 정말 수학의 달인일지도 몰라.' 하는 착각에 빠져서 정말 선생님이라도 된듯한 착각이 들어 열을 내며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만약 초등학교, 중학교 아이들이 아니라 고등학교 아이들이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네요...ㅋ



   채점이 느려서 슬픈 짐승이여  

아이들이 많다보니 그날마다 푼 문제집을 채점할 양도 많았습니다.
문제는 저의 채점하는 속도가 무지하게 느리다는 거였죠.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만 해도 간단한 사칙연산이기 때문에 암산으로도 충분히 빠르게 계산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학년 아이들 문제는 암산으로는 쉽게 채점이 안되더군요...ㅋ
그래서 나름 열심히 답지를 보면서 채점을 하고 있으면 옆에서 아이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해주고 갑니다.
"에이~ XX선생님은 디게 빠른데..." , "디게 느리다..ㅋㅋㅋ" , "선생님, 빨리 해주세요." 등등....
아...느릿느릿 움직이는 제 손이 그때만큼 원망스러웠던 적이 또 있을까요...ㅋ
역시나 경험과 숙련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산만한 아이들  


하두 보채길래 쉬는시간에 9살 한 아이에게 휴대폰을 줘보니 휴대폰 메모기능으로 저라고 그린겁니다..ㅋ
근데...제 키가 180이니 작은 키니 아니니까 롱다리는 그렇다 치지만...
가슴은 뭔지...이래뵈도 남잔데 말이죠..ㅋ
그래도 아이가 그려준 그림을 보니 왠지 운동하는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ㅋ


가장 힘들었던 것이 산만한 아이들을 다루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갈 때만 해도 그냥 아이들을 좋아하니 친구처럼 대해주면 좋아하고 잘 따를거라 생각했지만 하루가 지나고 나서야 왜 엄한 선생님들이 필요한 것인가 깨닫게 되었습니다.(물론 저의 깨달음은 너무 늦어 벌써 아이들과 친구먹은 다음이지만요...ㅋ)
어차피 엄한 선생님은 되지 못할거기에 그냥 친구처럼 지내다 왔는데 아이들의 질투는 웬만한 연인사이의 질투는 저리가라입니다. 누구 한놈이 모르는 문제가 있어서 가르쳐주기 위해서 옆자리에 앉혀놓으면 다른놈들도 서로 의자를 땡겨와 근처에 앉아서 공부하려고 합니다. 관심을 끌기 위해 떠드는 녀석들도 보이고, 오늘은 공부를 하기 싫다며 땡깡을 부리는 녀석들도 보입니다.
마지막날에는 한녀석이 "저 선생님 전화기에 제 전화번호 저장해드릴게요." 하고 나섰더니 "나도. 나도." 를 외치며 옆에 있던 아이들이 모두 달려들더군요. 마치 훈련소 퇴소를 앞두고 앞으로 꼭 연락하자며 연락처를 주고받고는 그 이후로 연락을 해본적이 없는 훈련소 동기들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지만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용히 제 휴대폰을 건네고 연락처를 받았습니다.
아이들을 대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저로서는 여러명의 아이들과 함께 하니 멀미가 나더군요...ㅋ
사실 너무 시끄럽고, 까부는 녀석은 한 대 때려주고 싶다는 충동까지 느꼈습니다...ㅋ
정말 별거 아니라 생각했는데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더라구요.



마지막 날이 어머님 생신이라 그날 학원을 마치고 서둘러서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헤어질 때 친구놈이 한마디 하더군요.
"다음에도 잘 부탁한다."
조용히 "XX"를 외쳐주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학원강사 아르바이트를 했던 잠깐 동안 참 좋았던 건 아이들과 함께 있으니 삶에 찌들어버린 저까지도 어린시절로 돌아가 정말 사소한 일에도 깔깔대며 웃을 수 있었다는 겁니다.
그래도....역시 아르바이트는 그냥 땀 흘리는 아르바이트가 편한 것 같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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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라지
☆아르바이트경험☆ 2009.11.28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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