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생은 사고치면 월급에서 깐다?

아르바이트생은 사고치면 월급에서 깐다?

군 전역후 칼복학을 했다가 1년을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다시 복학을 앞두고 두달 정도 쉬다가 복학준비를 하자고 생각하고는 하던 아르바이트를 모두 그만두고 쉬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몸뚱이가 게을러져서 운동이란걸 해본지가 오래지만 당시에는 축구에 미쳐서 호프집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일요일이면 한두시간 자고 일어나서라도 꼭 공을 차러 나갔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같이 공을 차는 아저씨분들 중에 한 분이 마트를 여러개 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배달 직원이 갑자기 그만두었다며 급하게 배달 아르바이트를 찾고 계시더군요. 마침 하던 아르바이트를 그만둔지 며칠 안됐을 때라 아저씨가 잠시만 배달을 해달라고 말씀하시는 걸 거절하지 못하고 일주일에 한번 일요일은 쉬는 조건으로 덥썩 물어버렸습니다.


월 150만원을 주신다고 했었는데 솔직히 당시에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저는 좀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1년 동안 쉬는날이 거의 없이 계속 달려왔으니 맘 편히 쉬면서 놀고싶었던 거죠..ㅋ 하지만 결국엔 직원이 구해질 때까지 잠시만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엔 일주일이면 되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보름...한달...결국 직원이 구해지지가 않아서 제가 복학하는 바로 전 주까지 아르바이트를 해야했습니다.


배달 일이 있으면 배달을 하고 남는 시간에는 창고에서 물건을 가져와 진열하고, 새로 들어오는 물건들을 받아다가 또 정리하는 일들을 주로 했습니다. 7월 초부터 8월 말까지 아르바이트를 했으니 날씨가 무진장 더울 때였습니다. 일을 시작한지가 한달이 조금 넘었을 무렵...
창고가 있는 지하 주차장에 내려갔다가 올라오면서 빗길에 바퀴가 미끄러져서 오토바이가 넘어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그냥 단순히 넘어져서 저만 조금 다쳤더라면 다행인데 넘어지면서 옆에 주차된 차 문짝을 살짝 긁었습니다. 다리는 아프고 바지는 더러워졌지만 가장 걱정이 되는건 차였습니다. 걱정스런 마음에오뚜기처럼 일어나서 차에는 이상이 없나 자세히 살폈습니다. 제발 아무일이 없기를 바랬지만 차 문짝에 살짝 기스가 나있었습니다. 연락처를 찾아봤지만 연락처가 적혀있지 않아 일단 마트에 올라왔습니다. 솔직히 그냥 모른척 도망가고 싶었던게 사실입니다. 헌데 주차장에는 CCTV가 있어서 그러지 못했다는게 제 솔직한 마음이었습니다.

마트에 올라와서 점장님께는 말씀을 못드리고 사장님이 오시기를 기다렸다가 잠시후 사장님께 직접 말씀을 드렸습니다.

"저기...사장님...드릴 말씀이..."
"어, 뭔데? 뭔일 있어?"
"제가 방금 전에 지하창고 갔다오다가 사고가 났어요. 주차된 차 문짝을 긁어먹었어요..;; 근데 연락처가 안 적혀있어요."
"어디? 다친데는 없고? 한번 가보자."

너무도 태연스레 반응을 하셔서 오히려 더 미안해졌습니다. 알아보니 건물을 관리하시는 관리인의 차라고 하더군요. 여차저차해서 수리를 해드리기로 하고 사장님께서 잘 마무리를 지으셨습니다. 저도 다행히라 생각하고 한시름 덜었구요.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그날의 사고는 지나갔습니다.


사고가 있은지 보름 정도가 지나고 8월 28일이 개강일이라 25일까지만 일을 하고 그만둔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사장님께서도 그동안 수고많았고 고맙다며 웃으며 학교 잘 다니라고 응원해주셨습니다. 헌데 월급을 정산할 때입니다. 당시에 한달 월급을 받고나서 20일을 더 일했기 때문에 저는 월급으로 100만원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한달 월급이 150만원이니 20일로 치자면 100만원 정도 되는게 사실이고 하기 싫은 알바를 했으니 더는 못처주더라도 제 생각을 해주셔서 그렇게 계산해주실거라 믿고 있었습니다.


월급을 계산하기 위해 사장님과 얘기를 하다보니....
한달이 30일이고 월급이 150만원이니 하루로 치자면 5만원...
여기까지는 제가 생각한 계산과 일치합니다.
헌데 제가 20일을 일했지만 중간에 3번을 쉬었으니 5만원 X 17일 = 85만원...이라고 말씀하시며 85만원을 내미셨습니다.
아르바이트를 나름 많이 해봤기에 원래 다른곳에서 이런식으로 계산을 해주셨다면 분명히 따로 따져서 말씀을 드렸을테지만 살짝 며칠 전의 사고얘기를 꺼내시는 걸 보고 그냥 조용히 씁쓸하게 웃으면서 그 돈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앞으로 안 볼것도 아니기에 서로 얼굴 붉히고 싶지가 않았던 마음이 더 컸지요.


별로 하고싶지않은 아르바이트였지만 정말 아는 분이라 하기 싫은 알바 억지로 편의를 봐드린거였습니다. 물론 제 실수로 인해 생각지 못한 지출이 있으셨던건 알고있지만 그걸로 인해 이렇게 뒷맛이 개운치 않을 줄은 몰랐습니다. 사고가 없었다면 저도 당당히 말씀을 드리고 더 요구를 했겠지요. 하지만 제가 드린 피해가 생각이 나서 그러질 못했습니다.
평소에 공차면서 정말 좋게 생각했던 분인데 그 일 이후로 많이 실망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다른 아르바이트들도 일하다 알바생이 사고를 치면 그 책임을 그대로 알바생에게 떠넘기는 곳이 꽤 되더군요. 저는 뭐 무지해서 법적이고 원리원칙이고 이딴 자세한 건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꼭 그렇게까지 하셔야 하는지 잘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그 정도로 배포가 작으시다면 사업과는 어울리지 않으신 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최근엔 공을 차러 잘 안 나가지만 가끔 지나다 얼굴을 보면 배달 직원이 모자라니 며칠이라도 아르바이트를 해줄 수 없겠냐고 말씀을 하십니다. 하지만 그 후로는 그냥 공부하기에 바쁘다고 핑계를 대고 무조건 거절을 해버립니다. 한번 섭섭한 마음이 들어버리니 나 혼자만 상대방을 생각해서 억지로 일을 해줘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됐습니다. 아르바이트도 돈보다는 사람을 더 소중히 여기는 사장님 밑에서 해야 합니다. 아르바이트 구하실 때 힘든 일이라도 사장님과 같이 일하시는 분들이 좋다면 얼마든지 즐겁게 일할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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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라지
☆아르바이트경험☆ 2009.06.01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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